그리스에서 집시 부부가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4살 여아를 유괴한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집시촌 공동체가 아동유괴사건의 중심이 된 것에 우려와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에서 과일, 카펫, 담요, 바구니, 신발을 팔며 생계를 유지하는 그리스 빈민인, 파르살라 외곽 집시촌 집시들은 이미 사람들로부터 부랑자, 도둑, 거지 취급을 받고 있는데 아동 유괴 사건으로 아동 인신매매범으로 낙인찍힐까 우려하고 있다.
바비스 디미트리우 현지 집시공동체 회장은 20일(현지시간) 이 사건은 모든 집시를 보여주지 않는다며 현지 2000명 집시에 대한 사회적 반발이 일어나질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현지 경찰이 파르살라 집시촌에서 마약과 불법무기 단속에 나섰다가 39살 집시 남성과 40살 집시 여성을 아동 유괴 혐의로 체포했다.
당시 단속 중 경찰과 있던 검사가 이 여아의 외모가 집시 부부와 전혀 닮지 않은 것을 수상히 여겨 유전자 검사가 이뤄졌고 검사 결과, 이 여아가 이 부부의 친자가 아님이 밝혀졌다.
이 집시 부부의 재판이 21일 열리며 경찰은 인터폴에 여아의 친부모를 찾아달라고 요청했다. 이 여아는 집시촌에서 마리아로 불렸으며 아테네에 있는 한 자선단체에 맡겨졌다.
현지 집시들은 집시가 아동 유괴나 인신매매에 관련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하지만, 당국은 집시 부부가 8년 전 천막을 교체한 조립식 주택에 산다는 것만 밝혀 이에 대한 언론의 관심을 우려하면서 국가가 자신들을 무시한다며 분노하고 있다.
그러나 바실리스 하라트시스 현지 경찰서장은 당국은 “그리스 내 불가리아 출신 집시가 아동 인신매매에 연루돼 적발된 사건이 수십 건에 달한다”며 “기존 아동 인신매매 사건들은 그리스인이 아닌 불가리아인이 연루된 사건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아동 유괴 사건과 관련해 “아동 인신매매는 없었다”며 “기소된 40대 집시 여성은 마리아를 자신의 자녀로 출생신고를 하고 친자식보다 더 잘 돌봤다”고 말했다.
집시는 아니지만, 집시촌에 사는 크리스토스 리우피스(42)는 “이번 사건에 아동 인신매매 사실이 없고 다른 집시는 책임이 없다”며 “이 사건 후 경찰이 모든 집시를 수사한 것은 인종차별"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나 하라트시스 서장은 사람들이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 다자녀를 신고하는 출생 등록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하고 있다며 기소한 집시 부부는 도시 3곳에서 이 여아의 신분을 여러 개로 만들어 자녀 14명의 출생신고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부부가 신고한 자녀 14명 중 4명만 신분이 확인됐다며 자녀들의 생년월일을 조사한 결과 아내가 4개월마다 출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매달 정부지원금 2500유로를 받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