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 등 슈퍼리치 연루… 1000억대 주가조작 적발
부당이득 400억 달해… 1년9개월간 매일 시세조종성 주문
타깃 종목 거론된 DI종목 ‘하한가’… 행동주의도 관여 정황
작성 : 2025년 09월 23일(화) 16:51 가+가-

종합병원, 대형학원 운영 자산가와 금융 전문가가 연루된 1000억원대 주가조작이 적발됐다. 2023년 라덕연 사태처럼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주가를 올린 것이 특징이다. 일당이 얻을 부당이득만 약 4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진행형 주가조작 사건인 만큼 금융당국은 지난 4월 도입된 ‘주가조작 패가망신법’을 첫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적용시 과징금, 금융투자거래 제한, 상장사 임원 선임 제한 등 조치가 가능하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공동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23일 1호 조사 사건에 대해 중간 발표했다.
합동대응단은 이날 혐의자 7명의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주가조작에 이용된 수십개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지난 4월 자본시장 법에 도입된 지급정지 조치를 최초로 시행했다.
이번 사건은 종합병원, 대형학원 등을 운영하는 ‘슈퍼리치’가 전주가 되고 유명 사모펀드 전직 임원, 금융회사 지점장 등 금융 전문가들까지 대거 얽힌 ‘엘리트 집단’ 시세조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수십개의 계좌로 분산 매매해 감시망을 교묘하게 회피하면서 수만회에 달하는 고가의 가장통정매매 수법 등으로 1년9개월 동안 거의 매일 주가조작을 실행했다. 이 기간 주가는 약 2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들이 현재까지 실제 취득한 시세차익만 230억원에 이르며 현재 보유 중인 주식의 평가액은 1000억원에 달한다. 현금성 자산까지 더하면 지급정지된 계좌에 묶인 돈은 천몇백원 수준이다.
혐의자들은 일별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주가조작 대상으로 정하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법인자금, 금융회사 대출금 등을 동원해 1000억원 이상의 시세조종 자금을 조달했다.
이 자금으로 유통물량의 상당수를 확보, 혐의자 매수 주문량이 시장 전체의 약 3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시장을 장악했다. 이후 고가매수, 허수매수, 시·종가관여 등 다양한 시세조종 주문을 통해 장기간에 걸쳐 꾸준한 주가 상승세를 만들어 투자자를 유인했다.
또 이들은 금융당국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수십개의 계좌로 분산매매하고 자금흐름을 은폐, 주문 IP를 조작했다.
주가조작 세력 중 전력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주식 투자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거나 했던 이들이 포함돼 있어 수법은 상당히 고도화된 것으로 전해진다. 전직 사모펀드 임원, 금융사 지점장 등 금융권 인물이 3명 이상 포함돼 있으며 증권사 관련자는 없다.
행동주의 펀드 쪽에 관여한 자도 있다. 또 합동대응단은 일당이 주가조작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경영권 분쟁을 이용한 정황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고의로 이용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장세종 기자 nak019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