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심 무료교체 첫 날 ‘오픈런’… 텅 빈 재고에 헛걸음
이날 오전부터 SK텔레콤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
각 매장 오픈 전부터 소비자들 줄 길게 늘어서
“직접 보내줘야” “왜 줄서야 하나” 불만 목소리도
대다수 매장서 “유심 없다” 뒤늦은 안내에 헛걸음
작성 : 2025년 04월 28일(월) 16:19 가+가-

“영업시간 오전 9시 맞춰서 왔는데, 이미 재고가 없다네요.”
해킹공격에 따른 SK텔레콤 유심(USIM·가입자 식별 모듈) 무료 교체 첫날인 28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동 T월드 한 대리점에는 유심을 교체하려는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28일 SK텔레콤 가입자들은 유심을 교체하기 위해 이날 오전 T월드 매장을 방문했다. 오픈 시간 전부터 길게 줄을 늘어서거나, 재고가 있는 매장을 찾으려 여러 곳을 전전하는 소비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대리점에는 1분에 1~2명 꼴로 고객 방문 방문이 이어졌다.
문을 연 지 1시간이 지난 매장에는 입구에 이미 ‘오늘 유심 재고 소진했습니다’ 문구가 부착됐다.
자녀에게 해킹공격 소식을 접하고 부랴부랴 매장을 찾은 어르신은 재고 소진 문구를 보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다른 고객은 “재고 좀 많이 쌓아두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매장 직원은 방문 고객에게 유심 교체 대신 유심 보호 신청을 진행했다.
문의 전화벨이 끊임없이 울렸지만 직원은 줄지어 들어오는 고객들을 응대하느라 분주해보였다.
비슷한 시간대 인근 다른 T대리점도 영업 개시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유심 재고가 동 났다. 고객들이 매장 오픈 시간 수십 분 전부터 줄을 섰고, 선착순대로 보유한 30개를 모두 교체해 재고를 소진했다는 것이다.
T대리점 직원은 “유심이 아직 입고가 안 돼 매장에 보유한 유심으로 교체를 진행했다”며 “내일 유심이 입고될 지도 미지수다”고 전했다.
김모(65)씨는 “유심이 해킹 당해 모바일 뱅킹 계좌까지 털리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며 “30년 가까이 SK텔레콤 고객이었는데, 이런 대형 사고가 발생해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맘카페와 IT기기 정보 공유 카페에도 지점별 재고 보유 여부와 대기줄 상황을 실시간 공유하는 글들도 올라오고 있다.
1시간 넘게 줄을 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유심이 없으면 사전에 공지하면 될 일”이라며 불만이 터져나왔다.
비슷한 시각 인근 매장에서는 40여명이 줄을 서 대기 중이었다. 가게 영업을 미뤄두고 오전 8시부터 줄을 선 70대 남성부터, 유심보호 서비스 가입 방법을 알지 못해 우선 현장을 찾았다는 70대 여성까지 대부분이 고령층 소비자들이었다.
그러나 매장 측이 뒤늦게 유심 재고가 없어 예약만 가능하다고 안내하자, 소비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 “왜 기다렸는데도 해주지 않냐” “오늘부터 가능하다고 하지 않았냐” “그럼 내일 또 와야 하냐” 등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매장 안팎이 잠시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고령층 소비자들은 QR코드를 통해 진행된 예약 방식에도 어려움을 토로했다. SK텔레콤이 유심 정보 악용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권장한 유심보호서비스 역시 가입방법을 알지 못해 직원 안내를 받아 가입하려 줄을 선 고령층 소비자들도 적지 않았다.
한 매장에서 만난 박모(68)씨는 “무상교체로 알고 왔는데, 무상교체가 아니라 금요일부터 예약 받은 사람만 유심칩을 준다고 한다”며 “QR코드를 보고 예약하라고 하는데, 나이든 사람은 이런 것도 힘들다”고 호소했다.
같은 매장에서 만난 40대 이호준씨는 소비자가 직접 T월드 매장을 찾기보단, 유심칩 배송을 통해 교체가 이뤄졌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씨는 “소비자가 직접 시간을 내서 발품을 팔아 와야 하는데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국 2600여곳 T월드 매장에서 유심을 무료로 교체해준다고 안내했다. 지난 18일 자정 이전 SK텔레콤에 가입한 이동통신 가입자가 대상이다.
명준성 기자 myungjp27@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