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육감 부당채용 의혹’ 공방전 치열
검찰 “교육감 고교동창 감사관 면접점수 상향 수차례 관여”
변호인 공소사실 조목조목 반박, 강력부인… 윗선 수사 계속
작성 : 2025년 03월 27일(목) 16:47 가+가-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고교 동창의 교육청 감사관 임용 과정에서 면접 평가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당시 담당공무원이 공소사실을 대체로 부인했다.
광주지법 형사5단독 지혜선 부장판사는 27일 오전 204호 법정에서 허위공문서작성·행사, 공무상비밀누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시교육청 전 인사팀장 A(55)씨의 첫 재판을 열었다.
A씨는 2022년 8월 시 교육청 감사관 선발 면접 평가 과정에서 면접대상자별 추천 기관(인사혁신처·대학)이 기재된 공문서를 허위 작성·행사하고 평가 채점이 끝난 직후 당락이 엇갈리는 2·3위 후보자의 (비실명) 관리번호와 점수차 등 공무상 비밀을 면접위원 5명에게 누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이 교육감의 고교동창으로서 감사관 공모에 응한 B씨가 면접에서 3위에 그치자 “감사관은 나이가 드신 분이 됐으면 좋겠다” 등의 점수 상향 취지로 발언하며 일부 선발위원이 평가 점수를 두차례 가량 바꾸도록 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A씨는 평가에 관여한 위반 사실을 숨기고 인사위원회에 B씨가 처음부터 2순위 후보자였던 것처럼 허위 보고해 정당한 임용 심의·의결의 공무를 방해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면접 평가에서는 추천 후보대상자인 2순위 안에 들지 못했으나 일부 평가위원의 점수가 여러 차례 수정하며 점수가 오른 B씨가 감사관으로 최종 임용됐다.
감사관으로 최종 임용됐던 B씨는 이 교육감의 고교 동창으로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자 임용 7개월만에 자진 사퇴했다.
A씨 측 법률 대리인은 공소사실에 대해 대부분 강하게 부인했다.
A씨 측은 “A씨가 작성·행사했다는 허위공문서에 담긴 추천기관 기재 사실은 관련 규정이 없는 것으로 이해해 한 일로서 ‘허위’에 대한 인식조차 없었다. 비실명 관리번호와 그 순위만 말했을 뿐 개별 후보자의 인적사항이나 점수차를 말한 바도 없다”며 “이미 평가위원 5명에게 배포된 자료여서 공무상 비밀에도 해당되지 않고 누설도 아니다. 누설됐다고 해도 A씨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또 “인사 실무 팀장으로서 평가위원에게 읍소·요청·부탁은 할 수 있었을지 언정 사회적 지위나 당시 관계를 고려하면 평가위원에게 지시할 직권이 없다”며 “평가위원이 의견을 수용해 점수를 조정한 일이 ‘의무 없는 일’을 시킨 것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앞서 감사원이 ‘지방공무원법 42조를 위반했다’며 제출한 고발장과 경찰 수사 과정에서의 진술 내용에 대해서는 받아들였다. 경찰이 당초 A씨를 검찰에 송치할 당시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는 취지다.
당초 A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 두차례 각각 법원과 검찰 단계에서 구속영장이 반려됐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씨가 수사 과정에서 면접 당시 실무를 맡았던 교육청 직원에게 연락을 취하는 등 진술을 회유하려는 시도를 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 지난달 말 구속영장을 청구해 법원으로부터 발부 받았다.
이날 재판에서는 A씨가 “3년여 수사로 증거가 충분히 확보돼 있고 녹내장 수술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며 신청한 보석을 놓고도 검찰과 A씨 측 법률대리인 사이의 날선 공방이 오갔다.
재판부는 내달 17일 오전 A씨에 대한 재판을 다시 열기로 했다. 감사관 후보자 면접을 둘러싼 일련의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두고 양측의 입장 차가 분명한 만큼 증인 신문 과정에서 치열한 다툼이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은 현재 A씨를 우선 구속기소하되 관련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조기윤 기자 ky269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