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교육청이 ‘교사 노트북 해킹 커닝’ 사건이 발생한 고교의 교장 등에게 중징계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징계 수위만 요청할 수 있는 개정된 사립학교법의 허점을 노려 사립학교 법인 등이 징계위 논의를 차일피일 미룰 경우 제재할 근거가 없어 행·재정적 압박을 동시에 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1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학생 2명이 교무실에 침입해 교사의 노트북을 해킹해 중간·기말고사 답안지를 빼내는 사건이 발생한 광주의 A고교와 법인 등에 지난 28일 관리·보안업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교장 중징계(정직 1월), 교감 등 2명 경징계(감봉 2월), 교사 등 6명에 대해 경고 처분할 것을 요구하는 문서를 전달했다.
또지난 3월 시행된 ‘개정 사립학교법’에 따라 시교육청 차원의 징계위를 구성해 중징계 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시교육청은 자체 징계위를 구성한 상태에서 A고교 법인 등의 징계 결정 과정을 지켜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개정된 사립학교법은 상급기관이 학교법인 등에 징계를 요청할 경우 “며칠 이내에 처리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징계를 차일피일 미루는 방법으로 사립학교법을 악용할 가능성이 있어 행·재정적인 압박도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A고교는 지난 2018년에도 행정실장과 학부모가 짜고 시험지를 유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은 퇴학·학부모와 행정실장은 구속됐으며 시교육청은 교장·교감 등에 대해 중징계를 요청했다. 학교법인 등은 시교육청의 요청에도 불구 징계 수위를 경징계로 낮췄으며 당시 교감이 현재 교장으로 승진했다.
광주의 교육단체는 “징계 대상 교원이 정년을 앞두고 있을 경우 법인 등이 징계를 차일피일 미루고 퇴임 했다는 이유로 남아있는 교원만 징계를 하거나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립학교 법인 등이 징계를 제 때 할 수 있도록 교원들의 연수제한을 비롯해 학교에 지원되는 예산을 후순위로 미루는 등의 재정적 압박도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감사를 통해 관리·보안 부실을 확인했고 학교측도 인정했기 때문에 징계를 서두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징계를 늦출 경우를 대비해 학교에 대한 압박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옥균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