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지구가 공격을 시작했다! 어떻게 해?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2년 08월 29일(월) 16:54 가+가-

요즈음 안방 스크린은 지구가 망가져 가고 있는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다. 스크린을 통해 생체기가 나고 있는 생태계를 보는 순간, 우리의 안방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 채워지고 두려운 전율마저 느끼게 된다.
2019년 말 우리는 국제사회를 정지시킨 코로나 19의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갔다. 야생동물의 몸에서 나와 인간을 숙주로 삼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글로벌화된 세계의 촘촘한 연결망을 타고 삽시간에 퍼졌다.
또한 바이러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인간을 무력화시키며 지구는 수많은 생명이 함께 살아가는 거대한 그물망이라는 진리, 그들과의 조화로운 공존을 통해서만 인간이란 종의 존속을 유지할 수 있다는 진리를 전파했다. 인간의 활동이 위축된 지구에는 색다른 활기가 넘쳤다.
베이징의 하늘과 베니스의 바다는 원래의 푸른색을 되찾았고 뉴델리에서는 수십 년 만에 히말라야 능선이 보였다.
캥거루 가족이 호주 도심을 활보하고 육지로 올라온 바다사자는 아르헨티나 거리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 이처럼 가려졌던 다양한 존재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생태문명이며, 인류가 어떻게 하는 것이 지구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가를 말해 주고 있다.
우리는 전환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전환이란 변화와 다르다.
변화가 기초 골격을 유지하면서 주변부만 바꾸는 것이라면 전환은 판이 완전히 바뀌는 것이다. 부분의 변화가 아니라 시스템 전체의 변화이며 일단 새로운 시스템으로 바뀌기 시작하면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위기와 불안이 생기는데, 이는 전환의 필요와 가능성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닥친 가장 해결하기 힘든 위기는 기후 변화와 환경 파괴이다. 극단적 상황이 오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고 스스로 위안하기에는 심각한 현상이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매년 여름 최고 기온을 경신하고, 경험하지 못했던 가뭄과 홍수, 해수면이 높아지고, 수많은 종들이 사라진다. 플라스틱이 바다를 뒤덮고, 가축 전염병과 인·수 공통 감염병이 국경을 넘어 창궐한다.
이른바 인간이 지구의 대기와 지질을 바꿔놓은 ‘인류세’로 접어들었다.
이렇듯 병들어가는 지구 위에서 대다수 사람들이 힘들고 불안한 삶을 살아간다. 그래서 우리는 대책 마련에 부심한다. 위기는 기회라는 점에서 지금은 혁신적 대안을 모색함으로써 새로운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시점이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 그 일이 바로 온 인류가 함께 실천하는 생태문명이며, 지구의 공격을 멈추게 하는 유일한 길이다.
우선 현대문명의 기반인 화석연료를 추방해야 한다. 현재 우리는 산업문명의 끄트머리에 살고 있다.
산업문명은 석탄과 석유라는 화석연료에 기반한 대량생산체제를 형성해 유례없는 물질적 풍요를 가져왔으나 환경파괴, 자원고갈, 동?식물 멸종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으면서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모든 국가가 이 차제에 대 전환의 길을 택해야 한다.
둘째 경제주의에서 거리를 두자.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은 모든 삶의 가치에서 가장 우위를 차지한다. 우리는 돈 없이 절대 살아갈 수 없다고 믿는다. 그 규모와 운영 원리가 공공의 통제 범위 바깥에 있는 글로벌 경제, 특히 금융경제의 시스템 속에서 현상을 유지하지 않는다면 재앙이 닥치며, 이는 모든 사람에게 해악을 끼친다고 믿는다. 경제가 최우선이라는 사고방식은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는다. 그러나 경제주의가 우리를 지배하는 한 환경파괴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셋째 공동체 의식으로 전환하자.
돈이 절대적인 이유는 남이 나를 돕거나 책임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심지어 가족관계에서도 금도가 됐다. 성인이 된 개인은 재정적으로, 정서적으로 자립해야 한다.
개인은 판단과 행위의 주체이고 개인의 관리, 특히 재산권은 엄격하게 보호받는다. 현재의 사회 시스템에서는 공동체가 개인주의를 이길 수 없다.
넷째 현대의 정치 체제를 민주주의에서 생명 주의로 전환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국가나 개인의 권리에만 초점을 맞추고 다른 생물종의 권리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지구를 하나의 공동체로 보는 새로운 생명주의 의식이 필요하다. 지구는 전체 기능이 조화를 이루는 한에서만 존속될 수 있다.
종합적으로 사회적 경제의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뉴욕타임스〉가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 이후 가장 중요한 환경 관련 저작으로 꼽은 책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의 저자 나오미 클라인은 “기후변화는 자본주의와 지구와의 전쟁”이고 자본주의가 언제나 아주 쉽게 승리를 거두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매번 경제성장의 필요성을 내세워 기후행동을 미루고 이미 합의한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깨뜨리면 자본주의는 이긴다.
그러나 지구의 공격은 거세질 수밖에 없다. 한 가지 사례지만, 인류에겐 한 가지 선택, 생태문명의 전환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절박한 심정, 밀도 있는 실천만이 인류가 살길이다.〔참고문헌-생태문명 선언 17명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