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전환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2년 08월 24일(수) 16:46 가+가-

북극을 지나던 비행기가 갑자기 고장을 일으켜 얼음판 위에서 불시착했다. 다행히 목숨을 건진 두 사람은 안도하기도 잠시, 다시 절망에 빠졌다. 모든 것이 얼어버린 북극에서 구조대가 오기까지 살아서 버텨야 했기 때문이다.
어느 모로 보나 그것은 불가능해 보였기에 그들의 마음속으로 죽음이 찾아들었다. 추위와 배고픔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가던 그때 갑자기 한 사람이 소리쳤다.
“이봐! 우리 비행기에 손도끼 있지? 빨리 손도끼를 찾아와 봐. 그러면 우리는 살 수 있어!” 다른 한 사람이 손도끼를 찾아 들고 오자 손도끼를 받은 사람이 말했다.
“이봐, 우리는 지금 손도끼로 얼음을 깨서 렌즈를 만들 거야. 어릴 때 볼록렌즈로 빛을 모아서 종이를 태우곤 했지? 우리는 지금 커다란 볼록렌즈를 만들어서 이 차가운 북극을 열대 지방으로 만드는 거야!”
그렇게 두 사람은 얼음을 깨서 커다란 볼록렌즈를 만들었다.
차디찬 북극이지만 다행히 여름철이라 24시간 그냥 해가 지지 않았고 덕분에 그들은 만든 볼록렌즈를 통해 불을 지펴 따뜻하게 있을 수 있었다. 따뜻한 불빛 아래서 그들의 마음을 엄습해 오던 죽음의 공포는 물러가고 구조대가 올 것이라고 믿고 기다리면서 평안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마침내 이들은 구조됐다.
미국에 퓨즈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전기 제품을 만들곤 했는데, 어느 날 새로운 제품을 실험해 보다가 실수로 고전압에 꽂는 바람에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났다. 깜짝 놀라서 기계를 열어보니 다행히 전기 회로 가운데 약한 납땜이 녹는 바람에 전기가 차단되어 제품은 안전했다. 그때 그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에는 고전압을 차단해 주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그는 그때의 경험을 살려서 전기 제품을 만들 때 납땜 중 일부러 한쪽을 약하게 해서 과전류가 흐르면 약한 부분이 타면서 제품을 보호하도록 했다. 그 후 그는 그 장치를 자기의 이름을 따서 “퓨즈”라고 불렀고, 퓨즈는 곧 전 세계에 보급되었다.
옛날 중국의 장왕이 한 여름밤에 신하들과 큰 잔치를 벌였다.
밤이 깊었지만 정원을 가득 채운 수많은 촛불들 덕에 모두들 즐겁게 잔치를 즐겼다. 그런데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정원의 촛불이 다 꺼져버렸다. 어수선한 틈에 갑자기 왕비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어둠 속에서 왕비는 왕에게 호소했다. “왕이시여, 어느 놈이 제 입술에 입을 맞추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놈이 머리에 쓰고 있는 갓의 끈을 뜯어 버렸습니다. 어서 불을 밝히고 그놈을 벌하여 주시옵소서!”
왕은 심히 노했다. ‘감히 내 안전에서 왕비에게 입을 맞추다니, 그놈은 당장 죽여야 돼!’ 명령을 내리려던 왕은 문득 다른 쪽으로 생각을 해봤다. ‘수고한 신하들을 위해 모처럼 베푼 잔치 자리에 사람을 죽여 피를 흘리면 얼마나 비극적인가. 술에 취한 상태이니 그럴 수 있겠구나! 이번 일은 용서하도록 하자.’ 곧 왕이 곧 큰 소리로 외쳤다. “불을 켜지 마라! 그리고 모두 갓의 끈을 뜯어 버려라. 만일에 한 사람이라도 끈을 달고 있으면 용서하지 않겠다!” 그러자 갓의 끈을 뜯는 소리가 ‘두둑, 두둑’ 들렸고, 잠시 후에 왕은 다시 입을 열었다. “모두 끈을 다 뜯었느냐? 자, 그러면 불을 켜라” 왕의 명령에 따라 불이 켜졌고, 왕은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이 말했다.
“자, 이제 밝아졌으니 다시 즐기자. 풍악을 울려라!” 그렇게 잔치는 다시 아름답게 이어져 잘 마무리되었다. 그날 왕비에게 입을 맞춘 그 신하는 왕의 넓은 마음에 감명을 받고 훗날 나라의 큰 위기에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켜내어 그 은혜를 갚았다. 왕의 은혜와 배려에 보답한 것이다.
얼음뿐인 북극이라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오히려 얼음을 활용해 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낸 사람, 고전압으로 인해 작동이 멈췄지만 오히려 그것을 기회로 삼아 새로운 발명을 한 과학자, 또한 화가 나고 괘씸하지만 달리 생각하여 현명한 판단을 내린 왕. 이들은 순간적인 생각이 머무르지 않고 전환하여 전혀 다른 결과를 이뤄냈다. 이것이 생각의 전환이다. 이 작은 전환 하나가 순간을, 그리고 인생을 바꾸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