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의 ‘대통령 놀이’
김요한 시인·목사
작성 : 2022년 08월 18일(목) 16:36 가+가-

지난 17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은 100일 동안 대통령놀이를 재미있게 하셨다.
그래서 대통령 직무평가를 매긴다면 25점, 대통령 놀이 점수가 70점 정도로 나온다.
당신 스스로는 신바람이 나는 놀이를 즐겼으나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생소하고 파격적인 ‘대통령놀이’로 일관했으니 국민들은 허탈을, 그리고 국가 앞날에는 우려를 금할 수가 없게 되었다.
백일은 국민 정서상 의미가 깊기 마련인데 축하를 드릴 수 없음이 속상하고 25점이면 좀 뻔뻔한 사람이라도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기가 거북한 점수가 아닌가…
모름지기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특정 집단의 보스도 어떤 조직의 보스도 아닌 나라와 국민의 상징적 존재요, 의미인데 5년의 출발점인 백일을 대통령놀이로 허송세월 했다면 이는 국민적 실망을 넘어 심각한 국가위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놀이를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해보니 첫째가 이사놀이, 둘째가 인사놀이, 셋째가 비위 틀린 사람 내치기 놀이다.
사적인 놀이라면 애완견, 고양이들과 젊고 예쁜 조형미인 가족과 칼퇴근 후 맘대로 출근시까지의 시간들이 신바람이라도 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어쩌다 대통령이 되고 보니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 그가 가장 즐겨 쓰는 단어인 자유가 무한대로 열린 것이다.
‘하겠다’고만 하면 후속조치가 따르고 눈치껏 따르는 사람들을 주변에 두어 거칠 것이 없으니 이전 대통령들이 바보스러워 하지 못한 일들을 맘껏 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청와대는 하룻밤도 머물 수 없다하여 광화문시대를 열겠다. 아니다 용산 국방부 청사로 가겠으니 그 곳을 비워 집무실을 만들라. 육군참모총장 공간을 대통령 공간으로 쓰겠다.
아니 집사람이 외교부장관 공간이 더 좋겠다하니 그곳을 공간으로 꾸며라. 단 리모델링 공사는 아무에게나 맡기지 말고 내 아내의 뜻?을 따르라.
검사출신이면 어떻나. 내가 가장 신임하는 (그는 여지껏 물라면 물고, 눈빛 따라 움직였지 않는가… 그의 눈을 보라 얼마나 영민한지…) 검사 중의 검사 한동훈을 법무부장관에 임명하고, 그러나 법무부 장관이 검찰 고위직 인사를 알아서 할 때까지 걸림돌이 될지도 모르는 검찰총장 내정은 유보다.
전 정권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사사건건 시시비비를 걸어와 불편했는데 아예 없애 버리고 중요기능인 인사검증 시스템을 법무부장관이 하라.
대통령실 주변은 물론 정부 주요권력기관 인사는 평소 점수가 매겨진 믿을 수 있는 검사들로…그런 사례가 없었다는 그런 말이 필요찮고 금융 감독원장까지 검찰출신으로…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젊은 당대표는 제의견이 많아 싫으니 윤핵관이 좀 알아서 처리해주면 좋겠다는 눈빛, 방법이야 자유롭게 찾아보면 될 것, 전광석화처럼 처리해주니 그 놀이 또한 재미가 솔솔, 그러나 그 부메랑을 어찌할 것인가.
취임사에 자유를 30번이상 외쳐대며 맘껏 대통령놀이를 예고하고, 8·15광복절 경축사에도 그 자유가 30번이상 다시 등장, 국민통합과 정치다운 정치의 다짐은 아예 없으니 애매모호하기 그지 없는 자유의 그늘에서 놀이는 계속될 것만 같다.
지하방에 갇혀 수해로 목숨을 잃은 현장 방문에서 고작 슬픔표현이 “왜 빨리 빠져나오지 않고 참사를 당했느냐?”고, 이제 코미디는 그쳐야 한다.
유우성, 공무원을 간첩 조작하여 기소한 검사를 공직기강 비서관으로, 동료를 밀고하고 그 공로로 경찰에 특채 승승장구한 사람을 신설 경찰국 국장으로, 800원 가져간 버스기사에게는 유죄를 내리고 뇌물 받은 검사는 무죄를 내린 판사를 대법관으로 추천하고, 도이츠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김건희 변호사를 국정원으로, 극우 유트버가 대통령실에, 공수처에 들어가 윤석열 고발 사주 사건을 덮은 검사를 대통령실로…
산 넘어 산산, 대통령놀이 재미에 국민은 등골이 휜다. 나라 곳곳이 찢겨진다.
국민의 숨소리까지 놓치지 않겠다고요? 그런데 어쩌죠, 숨을 쉴 수조차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