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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없이 바라보는 작가의 심해(深海)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학평론가
작성 : 2022년 07월 26일(화) 16:51 가+가-
하나. 문지원 작가, 자폐와 손잡고 심해(深海)유영하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무더운 날씨를 잠시 식혀준다.
괴로운 날엔 고래가 떠올린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다 위로 솟구쳐 힘차게 하얀 포말을 상상한다.
드라마를 보면서 작가의 힘은 건전한 공기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인식한다. 주인공은 자폐인이다. 자폐 스펙트럼을 겪고 있는 편견의 뒤안길을 작가는 정면으로 마주한다. 인류는 아직도 자폐가 왜 생겼는지,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른다. 의학의 발달로 많은 질병이 감소세에 있지만 유독 자폐만큼은 1960년대 이후 지금까지 발병률이 늘어간다. 미국에선 신생아 2500명 중 1명꼴이던 자폐 비율이 88명 중 1명이 됐다.
우리나라도 비슷하다. 우리 주변에도 자폐아를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는 자폐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우영우 드라마를 보면, 자폐를 돌보는 의사도 중요 하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자폐아를 인격으로 대하게 하는 것이다. 이 같은 모멘트를 만들어 가는 것이 작가의 위력이다. 자폐아뿐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진다.
둘. 정여울 작가의 ‘빈센트 나의 빈센트’ 10년의 발자취
‘빈센트 나의 빈센트’를 펴낸 정여울 작가는 10년의 기간을 빈센트의 생을 추적하였다. 세상은 빈센트를 인정하지 않았다. 빈센트는 오해와 비판, 멸시 속에서 치유 받지 못할 상처를 받는다. 1890년 7월 빈센트는 한 발의 총성과 함께 생을 결단한다. 누구에게도 제대로 사랑받지 못한 빈센트가 정여울 작가에게는 특별한 간절함으로 다가선다.
넉넉하지 못한 작가는 빈센트가 조금이라도 관련된 모든 곳에 가본다. 빈센트가 태어난 네덜란드의 준데르트, 빈센트의 그림이 가장 많이 소장된 반고흐미술관, 빈센트가 <밤의 카페 테라스를>를 그린 프랑스의 아를, 빈센트가 사랑한 테오와 함께 묻힌 오베르쉬르우아즈에 이르기까지. 빈센트의 삶과 관련된 장소들을 찾아 매해 여행을 한다. 빈센트의 그림뿐 아니라 ‘빈센트라는 사람’과 조금씩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까지 채집을 한다.
정 작가는 빈센트를 통하여 ‘내가 사랑하는 심리학’과 ‘내가 걸어온 문학의 발자취’, ‘내가 떠나온 모든 여행’,이 만나는 접점에서 빈센트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 그것은 정 작가를 통하여 우리가 알지 못했던 빈센트의 외로운 삶을 반추한다. 파랑, 노랑, 빨강, 이 세 가지 ‘빛’이 만나면 ‘새하얀 빛’이 되는 것처럼 정 작가의 심리학과 문학적 관점에서 빈센트가 눈부시게 환한 빛의 중심으로 타오르는 순간을 일러준다. 정 작가는 빈센트가 테오형에게 보낸 편지를 통하여 문학적 관점까지 알아낸다. 빈센트가 셰익스피어는 물론 디킨스나 졸라 같은 문학의 거장들을 깊이 이행하고 그 문학적 감성을 그림속에 품어내려 했다는 사실은 정여울 작가만의 눈부신 고흐 취재에서 밝혀지고 있다. 고흐의 밤은 어둡지 않다.
셋. 정규화 작가 이미륵 찾아 40년 육필 기록
정규화 교수는 ‘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 이미륵 작가를 40년이라는 긴 세월, 찾아 나선다. 머나먼 독일 땅에서 한국의 얼과 문화를 꽃피운 작가 이미륵에 대한 그의 진실의 향기를 전하려는 뜻이다. 청년 이미륵은 학생시절 3·1운동 때 왜경에 쫓겨 조국을 떠나게 된다. 머나먼 독일, 이국땅에서 의학에 뜻을 두고 의대에 입학한다.
고민의 끝에 홀연히 의학을 그만두고 동양학에 깊이 침착하며 감성의 텃밭을 일군다. 이국땅에서 30년을 살아온 이미륵은 <압록강은 흐른다>의 소설과 다수의 작품을 발표한다. 압록강은 흐른다는 독일 교과서에 실린다. 정규화 교수는 유학의 시간도 이미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미륵은 서예가이자 의학도, 한학자, 작가, 철학자로 독일에서 동양의 청년으로 평가를 받는다. 차범근이나 손흥민이 독일에서 운동을 통하여 한국을 알리듯 이미륵은 동양의 선비정신을 나일강에 흐르게 한 작가다. 이미륵이 세상을 떠나는 날, 독일의 지인 300여 명이 한글로 애국가를 불러주는 귀한 일도 있었다. 이미륵이 묻힌 묘소는 지금도 그를 추모하는 지인들이 매년 그가 떠난 날을 기억하고 추모하여 준다.
작가는 사회의 건강한 공기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인문학적 작가 정신에 우리 사회는 은은한 빛을 발하며 등불 같은 존재들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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