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의 반대는?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2년 07월 25일(월) 17:00 가+가-

기억의 반대는 망각이라고 대답하는 사람과 상상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망각이라고 대답하였으며, 다른 대답을 기대했었던 교사 출신에게서도 똑같은 대답을 듣고서 우리들의 공통된 정답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런데 망각이 아니라 상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한 나라의 지도자가 있었다.
그는 1948년에 갓 태어난 그 나라를 21세기 최고의 혁신 국가, 세계의 창업국가로 만들어낸 위대한 대통령으로서 세계인들로부터 존경과 찬사를 한꺼번에 받아왔던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이다.
그는 2016년에 93세를 일기로 서거한 이스라엘의 국부였고 장관을 열 번, 총리를 두 번, 역임했으며 오슬로 협정을 체결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여하였다.
국회의 추대로 대통령직을 마친 다음 그간의 여정을 자서전, “작은 꿈을 위한 방은 없다(No room for small Dreams)”를 발간하여 각국의 리더들에게 가르침을 주었다.
기억은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며 망각은 말 그대로 잊어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상상은 한 번도 가보지 못하거나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가보는 것이다. 이것은 과학의 세계이다. 새 상품을 개발하고 만들어 내는 발명의 세계이며, 미래를 정복해가는 도전의 세계인 것이다.
대부분 상상력은 예술가나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고 그것을 상상해내는 힘이 없으면 관계가 단절되는 불행이 생기기도 하니 말이다.
우리가 항상 마주하는 가족들의 마음도 보이지 않고, 상대방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도 보이지 않는다. 우정도 보이지 않고, 행복도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가 팽배하면서 사랑이나 행복, 상대방을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도 무엇이든 눈에 보이는 물건으로 표현해야만 알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영역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 말이 정답이 아님을 금방 알게 된다. 상대방의 마음을 얼마나 느끼고 있는지, 세상을 어떻게 느끼고 감동하는지, 가난하더라도 소박하게 전해지는 따뜻함에도 얼마나 큰 사랑을 느낄 수 있는지는 내가 보이지 않은 상대의 마음을 얼마나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지에 달린 문제이지 물건으로 전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가치가 있다고 추구하는 대부분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다. 우리의 가치는 행복이 되어야 하고, 사랑이 되어야 하고, 우정이 되어야 하고, 현재의 한계를 넘어서는 미래가 되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상상력의 힘을 길러주어야 하는 것은 그들이 살아내야 할 미래가 있기 때문이고, 어른들이 상상력의 힘을 길러야 하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며 추구하는 가치들이 우리를 더 나은 세계로 이끌어주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그려내는 상상력이 갖는 힘은 우리의 삶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신이 인간에게 선물한 것들 중에서 상상력은 가장 훌륭한 선물이라고 본다. 상상력이 있기에 절제의 불 만족감을 대체하고, 상상력이 있기에 예술을 탄생시켰다고 보니깐. 상상력은 인간으로 하여금 하늘 끝까지 오르는 초능력의 매력이 있는 능력이다. 그리고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노력에 달렸다.
시몬 페레스의 자서전에 따르면 페레스는 폴란드의 비쉬네바에서 태어나 이스라엘로 이주하여 독립을 맞이했다. 소년 시절 그는 변변한 교육을 받지 못했으나 연설에 탁월한 능력을 보였으며 정직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러다 우연히 초대 수상 벤구리온과 함께 일하게 되었고, 이후 70년간 국가를 위해 봉사했다.
그러나 자원이 전무한 이 나라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오로지 선한 상상을 꿈으로 만들어 실현해내는 것뿐이었다. 책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오로지 두뇌의 상상력을 짜내서 기필코 실현하라는 것이었다.
이스라엘은 창업국가로 거듭나면서 현재 ‘세계 혁신 경제의 수도’로 불리고 있다. 유대인의 국민성을 후츠파라 부른다.
구체적으로는 모두를 위아래 구분 없이 동등하게 대하는 것 뻔뻔함 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그 내부에는 창의력을 북돋우는 일곱 가지 요소가 담겨 있다. Informality(형식 타파), Questioning Authority(권위에 도전), Mash up(융합), Risk Taking(위험 감수), Purpose Driven(목표지향), Tenacity(끈질김), Learning from Failure(실패로부터의 교훈)이 그것이다.
이 요소들에는 창의력을 북돋우면서 과감히 방아쇠를 당기게 하는 힘이 있다. 모든 유대인은 이 후츠파 정신을 따라 행동하고 도전하면서 상상을 혁신으로 만드는 귀재다.
우리도 두뇌의 상상력을 키우자.
우리의 기술력으로 우주정복에 한발 다가서는 우주 강국의 진입, 미국의 기술이전 없이 몇 차례의 중단에도 굴하지 않고 21년이라는 긴 세월을 권토중래의 정신으로 태어난 KF 21은 평균 IQ 지수 가장 높은 국민다운 상상력을 가지고 있음을 세계에 과시한 우리의 저력이다.
싸우지 말자. 세계 모든 나라를 리드해 가는 역량 있는 국가로 도약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