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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최고의 철학자, 페소아의 시 세계를 좋아한 까닭은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학평론가
작성 : 2022년 06월 21일(화) 16:46 가+가-
“철학은 최소한 아직까지는 페소아의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 사고방식은 아직도 페소아를 논할 자격이 없다.” 현존, 철학의 대가 중 한 사람인 알랭 바디우가 페소아 시인을 극찬한 말이다.
알랭 바디우(Alain Badiou, 1937~)는 정치적 활동가, 철학자, 수학자이자 소설가다. 그는 살아있는 철학가로 가장 많이 논의된다. 파리에 있는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프랑스 철학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왜, 알랭 바디우는 자신의 전공 철학을 낮추고, 페르난두 페소아(Fernado Pessoa, 1888~1935) 시인의 시 세계를 철학의 위로 치켜세웠을까?. 철학자들은 자신의 학문을 최고라며 자존을 세우는 부류들이다. 그런데도 포르투갈의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 시 세계에 대하여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에서 페소아 시와 저서의 독자 폭이 그리 넓은 편은 아니었다. 2018년 민음사에서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을 펴내며 독자의 반응을 얻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의 문학 비평가 해럴드 블룸은 서양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 26인 가운데 셰익스피어, 괴테, 조이스, 네루다와 더불어 페소아를 꼽는다. 시인이라면 세계 최정상의 철학자가 극찬한 페소아의 시 세계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나는 한 번도 양을 쳐 본 적 없지만,/ 쳐 본 것이나 다름없다./ 내 영혼은 목동과 같아서,/바람과 태양을 알고/ 계절들과 손을 잡고 다닌다./따라가고 또 바라보러./인적이 없는 자연의 모든 평온함이 내 곁에 다가와 앉는다/우리 상상 속 저녁노을처럼,/벌판 깊숙이 한기가 퍼질 때/ 그리고 창문으로 날아드는 나비처럼/ 밤이 오는 걸 느낄 때.
<양 떼를 지키는 사람>일 부분이다. 페소아 시를 보면서 요즘 BTS 급으로 평가받는 박 준 시가 생각난다. 시인에게 누구의 경향이라는 것은 결례가 될 수 없다. 단지 이미지 평론가의 해설일 뿐이다.
페소아 시는 소네트 형식을 갖는다. 그가 시에 대하여 말한다.
“시라는 것은 인간, 즉 살아 숨 쉬는 인간이다. 우리의 상상이 그 인간의 시선을 우리에게 던지는, 다른 세계에 속한 피부로 만져지는 존재, 미적 현실의 불완전한 그림자에 불과 하지만, 또 다른 어딘가에 신적인 존재.”라 한다. 페소아가 시를 해석하는 태도에 왜 바디우 철학자가 극찬하는지 이해가 간다.
“시란 지성화된 인상 또는 감정으로 변환시킨 생각으로, 리듬이란 매개를 통해 타인에게 소통하는 것이다. 예술 작품이란 본질적으로 주관화된 인상에 대한 객관화된 해석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페소아는 시는 생각에 대한 음악적 그림이라고 보고 있다. 시를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자유로이 원하는 걸 보고 듣는다는 해석이다. 이러한 말은 이명(異名), ’리카르두 레이스도’(페소아 이명)도 같은 말을 하였다.
페소아는 이명을 여러 개 가진 시인으로 유명하다. 추사가 100여 개의 호를 가졌듯 페소아도 그 정도가 된 것으로 보인다. 페소아는 상상속에서 자신을 여러 개의 자신으로 분리하여 다양한 글을 쓴 시인이다. 그래서 페소아의 시가 특별하게 읽히는 것 같다. 여기서 혼동을 하면 안 된다. 페소아가 여러 개의 이름을 가졌다는 것을 시인의 독창성으로 보는 것은 무리다. 페소아 시인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바라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다시, 페소아의 의견을 빌리면 시는 생각을 리듬으로 표현된 감정이다.
시도 음악처럼 하나의 표현이지만, 생각의 매개 없이 직접적이다. 시를 음악에 부여한다는 것은 감정을 두드러지게 하고, 리듬을 강화하는 것이다.
페소아는 시에 대한 학문적인 견해로 철학자들을 이해시키는 것을 넘어 높은 탑으로 보았다.
시는 감정을 통해 생각을 말로 투영함이다. 감정은 시의 기초가 아니고, 생각이 말로 축소되기 위해 사용되는 매개일 뿐이라는 이론은 철학에서도 감히 논의되지 않는 경지로 보인다.
페소아의 생각의 편린들을 따라가 보면 페소아는 예술의 가치를 긍정할 때 본질적으로 언어, 그중에서도 시를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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