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원 선거구제 재검토와 지방자치 30년 철저한 평가 필요해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2년 06월 13일(월) 16:49 가+가-

선거구란 독립적으로 대표자를 선출할 수 있는 지리적·단위를 말한다. 여야가 6·1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 기초의회 3~5명 중대선거구제를 전국 11곳에서 시범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전면 도입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다당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양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는 5월 1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합의문을 발표했다.
양당은 “8회 지방선거에 한해 국회의원 선거구를 기준으로 서울 4곳, 경기 3곳, 인천 1곳, 영남 1곳, 호남 1곳, 충청 1곳을 3∼5명 선거구로 시범 실시한다.”라고 밝혔다. 기초의원 선거에서 3~5인 중대선거구제 도입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이번에 한해 도입한다는 설명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기초의회 의원은 선거구당 2~4명 선출할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광역의회가 선거구 획정을 통해 2명 이상 선거구로 쪼갤 수 있도록 해 대부분 2명 선거구로 나눠지면서 거대 양당이 기초의회 의석을 독차지하는 하는 게 현실이 되었다.
이번 합의에 따라 공직선거법 26조 4항에서 명시한 ‘4인 이상 선출 시 2개 이상 선거구 분할 가능’ 조항은 삭제하고 광역의원 정수를 38명, 기초의원 정수를 48명 각각 증원하기로 했다. 정의당 정치개혁 특별위원장 이은주 의원은 “드디어 다당제 정치개혁의 첫발을 내딛는 여야 합의가 도출됐다.”며 “100%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다당제 정치개혁을 위한 일보 전진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도 “작지만 이 성과가 다당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데 소중한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여야는 이런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15일 본회의에서 통과시켰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한 바 있다.
그러나 우려하던 농어촌지역의 대표성 확보에 대한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셈이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서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개혁안이 실질적으로 의미 없는 방안에 불과하다는 불만을 하고 있다. 시범 실시 지역이 거대 양당 중 한 정당에서 한, 두 석 더 가져갈 가능성이 생긴 것 이외에 달라질 게 없다는 게 비판의 이유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 힘은 중대선거구제를 지방선거에 적용했을 경우 선거구의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지방선거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입장인데 “시범적으로 시행하는 건 나쁘진 않은데 여전히 모자란 부분이 있는 만큼 이 제도가 지속될지는 잘 모르겠다.”라고 설명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중대선거구제 도입은 오래 시간 얘기되며 장단점에 대한 논의는 충분했지만 국민에게 와닿지 않았던 만큼 개혁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며 제도 개편으로 인한 효과가 발휘되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필자는 정치권에서 다양하게 논의하였다고는 하나 이번 안에 대해 필드에서 뛰고 있는 정치 지망생들이나 농어촌 대표성에 대한 고민이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어처구니없는 정치인들의 야합에 지나지 않다고 생각한다. 풀뿌리 민주주의란 평범한 주민들이 지역 기반의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서 지역공동체의 운영과 생활의 변화에 참여하는 민주주의의 한 형태이며 정치적 주체의 관점에서 풀뿌리 민주주의는 시민들을 삶과 관련한 의사 결정의 주체로 세우려는 이론이다. 그런 면에서 기초의원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풀뿌리 민주주의가 내포하고 있는 학문적이고 정치적인 내용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현행 인구수 기준으로는 읍면의 경우 읍면별 대표성이 확보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뜩이나 소멸위기에 놓여있는 농어촌 지역에 대한 배려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 헌법 규정만 탓하고 있어 대한민국의 정치가 살아 있기는 한지 의심스럽다. 또 중선거구로 한 곳에서 3명을 대부분 뽑았는데 이는 광역 선거구와 같다.
광역의 경우 공천만 받으면 무투표 당선이거나 선거 하나마나 공천자가 모두 당선되었고 기초의 경우 그 넓은 면적을 쉴 새 없이 뛰어다니면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보고 과연 정치권에서 이를 알기나 하는지, 불합리하다는 인식을 하고는 있는지, 아웃사이드에 있는 필자이지만 이는 반드시 개선해야 할 개혁 과제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풀뿌리 민주주의는 읍면동별로 반드시 1명 이상의 기초의원이 선출되어야 함이 맞다.
현행 인구수 기준을 개정하기 바란다. 그리고 소선거구 제로 되돌리기 바란다. 그렇지 않을 바에는 지방자치를 하지 않는 것이 시대감각에 맞는 것인지도 모른다. 2~3일에 정보 총량이 2배로 증가하고 있는 시대에, 국토면적도 좁은데 지방 특색 살린답시고 셀 수 없이 많아진 축제 공화국이 된 것 말고는 크게 달라진 것 없고, 선거 때마다 조그만 지역이 4분 5열 되어서 반목과 대립이 해가 갈수록 격화되고, 단체장은 소통령으로 재선 삼선 준비에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는 권력 독점 현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어 이 또한 개혁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등장하고 있다. 올해가 지방자치 30년이다. 제발 그동안의 지방자치에 대해 철저한 평가를 하고 새 출발하는 바른 이정표를 세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