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권력과 경제권력의 둥지
김요한 시인·목사
작성 : 2022년 05월 19일(목) 16:42 가+가-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고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장차관 인사와 대통령 집무실 인사가 대략 마무리 되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국회인준을 앞두고 있지만 향후 5년간 국정을 이끌어 갈 주요인사들이라는 측면에서 인사내용의 면면을 세심히 들여다보며 여러 문제점들이 겹쳐 왔다.
그리고 앞으로 전개될 국정전반의 그림들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대통령 국변과 행정부서에 검찰권력과 경제권력이 조화롭다할 만큼 포진되어 둥지케 된 모양새인 것이다.
먼저 윤석열 정부 권부 핵심인 대통령 비서실장과 경제사령탑인 경제부총리 자리에 ‘모피아’ (재정, 금융관료출신들)가 대거 배치되었다.
모피아는 악명 높은 ‘마피아’를 빗댄 용어로 사전에는 없다.(마피아는 이탈리아 사실리섬을 근거로하는 강력한 반사회적 집단의 이름이다)
나라의 경제 권력으로 불리는 모피아를 검찰 권력이 파트너로 삼아 정치를 하겠다니 국민은 움츠러들 수 밖에 없고 멀리 두려움의 먹구름이 다가오는 듯하다.
모피아는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국가경영 전반에 영향력이 극대하기 시작 이들의 편대에 대기업, 금융회사의 생사가 좌지우지 됐었다.
1998년 55개 퇴출기업을 발표하던 당시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의 위세는 하늘을 찔렀음에 비유됐다.
이후 공공기관은 물론이고, 대형금융회사의 경영진 자리를 모피아가 꿰차는 사례가 점차 늘었다.
대한민국의 최고 일자리로 알려진 로펌과 회계법인은 이들을 영입하는데 혈안이 되었다.
재정, 금융관료들이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은 물론 재계에 저승사자로 불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법조인들간에 통하는 전관예우는 실제로는 ‘모피아’ 세계에서 공연히 이루어졌다.
꿀이 흐르는 요직의 자리들을 매개로 모피아는 끈끈하게 뭉쳤다.
현직에 있는 후배는 선배가 둥지를 튼 회사의 요구를 뿌리치기 힘든 거대한 이익공동체가 탄생한 것이다.
이는 결코 막연한 추정이 아니다. 역대 경제부총리, 기회재정부장관,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이 퇴직뒤 어디로 갔는지 보면 실체를 볼 수 있다.
이헌재, 한덕수 부총리겸 장관과 윤증현 장관은 모두 김앤장으로, 진동수, 김석동, 신제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각각 김앤장, 지평, 태평양, 율촌으로 갔다.
김앤장에서 4년간 20억의 고문료를 받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지난 청문회에서 “그렇게 지나치게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1년에 5억씩인데 ‘지나치지 않다니…’ 모피아 문제의 핵심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관료들이 집단화 하면서 사익을 추구할 수 있는 유인구조이며 이는 사회적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주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이들이 국가권력을 쥔 검찰권력과 손을 잡았으니 과연 이들의 위세 앞에 국민은 떨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서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며 청와대를 버리고 국방부 건물로 비집고 들어간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 주변을 살펴보자.
청와대 구중궁궐을 나왔지만 아홉겹 사람벽을 쳤다.
흡사 검찰총장시절 대검찰청을 방불케하는 주변이다. 윤석열 검찰총장(대통령), 복두규 대검사무국장(대통령인사기획관), 이원모 대검연구관(인사비서관), 윤재순 운영지원과장(총무비서관), 강의구 검찰총장비서관(부속실장) 대통령의 권력 원천이랄 수 있는 인사, 돈, 문고리를 모조리 검찰총장 시절 측근들에게 맡겼다.
여기에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수사 공소장에 등장한 주진우(법률비서관) 좌천된 대구고검에서 만난 간첩증거 조작 사건의 주역 이시원(공직기강비서관), 검찰기자로 자신을 취재했던 강훈(국정홍보비서관) 전두환은 하나회를 청와대에 옮겨 놓았었다.
윤석열정부를 두고 검찰공화국, 신검부를 우려했던 현실의 그림이다. 0.73% 차이로 선출된 권력에 겸손은 찾아볼 수 없다.
자신의 최측근 검사장 한동훈을 통제불능의 공용 권력기관이 된 법무부 장관임명까지….
윤대통령이 스스로 조직과 사람을 거느렸던 시기는 검찰총장시절, 그것도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했다.
그 짧은 기간의 검찰시스템이 그대로 윤대통령 주변에 포진됐다.
용산에 재림한 서초동은 앞으로 더더욱 겸손히 주인된 국민을 섬기는데 혼신을 다하므로 만에 하나 우려가 현실이 되는 비극을 5년간 두려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