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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의자에 권력중독으로 자리 잡은 지방자치단체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2년 05월 02일(월) 17:06 가+가-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요즈음 여야의 공천 작업이 한창이다. 지방자치가 시작되었던 1995년은 많은 정치인들이 이제 우리나라에 비로소 민주주의가 정착될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으로 부풀어 있었다. 그동안 중앙정부에서 임명해 왔던 시·군·구 기초자치단체장과 광역 시·도 단체장을 유권자들의 선거에 의해서 선출한 선출직 공직자로 세웠고 자치단체장을 견제하고 감시하여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통해 자치단체를 이끌어 가도록 하는 지방의원 또한 유권자들이 선출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지방자치가 실현되었다. 올해로 27년이 지나고 있지만 주민들이 원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혁되고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해가 갈수록 많은 문제들이 반복해서 노정되어 짐으로서 지역의 주권자인 지역주민을 향한 봉사정신은 퇴색되고, 오히려 선출직 공직자들이 지역 권력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어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흔히 지방자치제를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한다. 민주주의가 꽃피고 나라가 발전하려면 지방자치가 잘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는 학문적인 달콤함에서 빠져나와 현실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사회현상을 통찰할 수 있어야 한다.
다가오는 6월 1일 실시되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려고 출사표를 던진 사람들은 대략 자치단체별 단체장은 10여 명 지방의원은 3 배수 정도이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고 있을까? 지역의 여러 살림인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지역 현안을 고민하고 발전시켜나가며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 반면, 개인적인 어떤 명예욕이나 또 다른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출사표를 던진 사람도 있다.
그들은 27년 동안 권력의 달콤함을 직·간접으로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단체장인 시장, 군수, 구청장, 광역시장. 도지사의 경우 우리나라 대통령 다음으로 최고의 권력을 가지고 있다. 자치단체에 근무하는 공직자들의 인사권과 예산 편성권, 많은 공사 계약 권한 등… 어쩌면 대통령보다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경우이든지 그들은 당선을 위해서 死즉生(사 즉 생)이라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지방의원의 경우는 어떤가? 지방의원의 가장 큰 임무는 자치단체장을 견제하고 감시하여 자치단체가 올바르게 발전해 갈 수 있도록 매의 눈으로 들여다보는 역할이다. 들여다보는 도구는 자치단체장이 편성하여 제출한 예산을 심의 확정해 주는 예산심의 확정권과 시·군정 도정 질문을 통해 각종 정책이 바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큰 문제점은 일부 지방의원들은 자치단체장과 결탁하여 이 중요한 기능이 상실되고 부정부패의 늪에 스스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빙자한 지역 권력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는데도 중앙정부는 손 놓고 있는 듯할 뿐만 아니라 이들을 선출하는 유권자들은, 만연되어 있는 패거리 문화로 옥석을 가리기 어려운 현상이 더욱 더 고착화되어가고 있는 현실을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통탄할 따름이다.
단체장에 당선되면 당선될 때부터 재선 준비를 한다고 한다. 합법적인 매표행위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직원 승진 인사 시에는 승진을 위해 건네는 돈의 액수가 버젓이 소문으로 떠돌고, 공사계약으로 연결고리가 된 업자들은 일정 금액 사례금에 선거 때는 지지 세력으로, 나아가 토착비리 세력으로 자리 잡아 단체장과 한 패거리로 꽈리를 틂으로써 참신하고 유능한 젊은 인재들의 진입장벽을 높게 세워 이들의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 가는 글로벌 시대에 지방자치만 유독 선진화되지 않고 발전되거나 진보되지 않고 예전의 묵은 모습 그대로 구태의 폐해 속에 갇혀 있는데도 정부 지도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지금 우리에겐 깨어있는 정부와 유권자가 필요하다. 요즘 공천 잡음이 많다. 공천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물의를 일으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인보다는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경력 정치인들이 더 많다. 왜 일까? 봉사와 개혁의 꿈이 좌절된 경우도 있지만 권력이 마약처럼 달콤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라가 제 기능을 다하려면 참신하고 유능한 시대정신을 갖춘 인재들을 발탁해서 활용할 수 있는 시민 의식이 성숙되어 있어야 하는데 민주주의의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우리들은 꾸준히 성숙된 시민의식을 갖추도록 하는 노력이 중단 없이 계속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제도를 통해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4년 단임제로 제한하는 과감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폐해가 심하다고 지방자치를 하지 말자고 지방자치 무용론을 주장하는 사람도 많지만 그렇다고 지방자치를 폐지하는 것보다는 개선해 가면서 민주주의를 정착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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