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9년 만에 이름 바뀔까…대선 이후 조직개편 촉각
‘공룡부처’ 기능 재편 가능성 부상
李·心, 기후에너지부 신설안 제시
통상 조직 분리 가능성도 관측돼
산업부, 부문 간 연계성 강조할 듯
작성 : 2022년 03월 06일(일) 16:58 가+가-

20대 대통령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관가에서는 새 정부의 조직 개편 향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에너지차관직 신설로 몸집이 더 커진 ‘공룡 부처’ 산업통상자원부의 기능 분리 여부가 주목된다.
여야 정치권에서는 주로 탄소중립 대응을 위해 산업부의 에너지 기능을 이관하는 게 골자인 ‘기후에너지부’ 신설, 산업부의 통상 기능 분리 등에 대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산업부는 최근 기후 위기, 공급망 등이 세계적 과제가 된 상황에서 산업과 에너지, 통상 등을 따로 떼어내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논리를 내세워 ‘영역 지키기’와 마찬가지인 ‘이름 지키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동력자원부, 상공자원부, 통상산업부, 산업자원부, 지식경제부 등을 거쳐 지난 2013년 바뀐 부처명이다.
6일 각 대선 후보 소속 정당의 공식 공약집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해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여러 부처에 분산된 기후 위기 대응, 에너지 업무 등을 통합 추진할 수 있는 기후·에너지 정책 컨트롤타워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전력 시장, 전력망 운영의 안정성을 위한 규제 기관의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또한 탄소세와 녹색 전환 등을 지원하는 ‘그린노믹스’를 펼치기 위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기후에너지부가 신설될 경우 산업부에서는 산업, 통상과 함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에너지 부문이 떨어져 나가게 된다. 여기에는 환경부에서 떼어낸 기후 부문이 합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 입장에서는 에너지 정책이 산업 정책, 통상 정책과 달리 국내에서 막강한 규제 권한을 갖고 있는 데다, 기후에너지 정책 주도권이 환경단체 등으로 넘어가면 탄소중립과 관련한 산업 진흥적 관점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이 고민이다.
이에 산업부는 그동안 탄소중립을 신산업, 일자리 창출과 연계해야 한다며 산업과 에너지 부문의 연계성을 강조해왔다.
기후에너지부 신설 외에 통상 기능 이관과 관련한 논의도 주요 화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산업부 개편에 관한 공약은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선후보와 후보 단일화를 이뤄냄에 따라, 향후 윤 후보가 당선되면 인수위 단계에서 산업부 재편과 관련한 안 전 후보 측 공약이 흡수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안 전 후보는 산업부를 산업자원에너지부로 재편해 탄소중립과 에너지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산업-에너지 융합 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차원에서다.
이를 통해 원자력-신재생 등의 에너지믹스를 통해 ‘에너지 주권 확보’, ‘경제 성장’, ‘탄소중립’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는 산업자원에너지부로 개편시, 기존 산업부에서 ‘통상’이 떨어져 나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통상 정부 조직 개편 시 기능을 나열하는 식으로 이름을 바꾸기 때문이다. 여당 일각에서도 외교부에 통상 기능을 더한 ‘외교통상부’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정부조직 내 통상 기능은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외교통상부에서 분리돼 당시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됐다.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인수위 역할을 맡았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통상 기능을 외교부로 돌려놓자는 논의가 나온 바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정부는 통상 기능을 산업부에 존속시키고, 통상교섭본부를 설치해 조직 강화를 꾀했다.
다만 현 정부 들어 일본의 수출 규제 및 중국발(發) 요소수 사태, 에너지 대란 등 공급망 위기를 겪으며 산업과 통상의 연계성은 더욱 강화돼왔다. 급박한 국제 정세에서 조직 재편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산업부 관계자는 “자유무역협정(FTA) 수준이 아니라 국가 산업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는 통상 현안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며 조직 개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국에서) 전쟁 중인 상황에서 조직 개편을 할 여력이 있을지, 이 시기에 과연 정부 조직을 흔들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연구소, 협·단체가 분석한 중요 사안을 흡수하고 판단할 전문성 있는 실무진을 보강해 허리를 튼튼히 하는 게 먼저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산업부는 향후 대통령직 인수위에 에너지뿐만 아니라 자원 등 공급망 문제와 미중 분쟁에 따른 기술 패권 등 통상 현안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상황에서는 현 조직 체제가 유리하다는 논리를 펼 것으로 관측된다.
/이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