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위대함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1년 10월 13일(수) 16:30 가+가-

사랑에 빠지면 신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연구에 따르면 우리 몸은 사랑에 빠졌을 때 도파민· 옥시토신· 테스토스테론 ·노르에피네프린 · 면역유전자· 페로몬의 화학물질이 관여되면서 총 6가지의 변화가 일어난다.
도박과 마약으로 잘 알려진 도파민은 뇌에서 쾌락을 느끼게 하는 화학물질이다. 옥시토신은 마음을 평온하게 만드는 화학물질이다. 사랑에 빠지면 몸이 긴장되기도 하지만, 상대와 함께 있을 때 평온함을 느끼게 해주는 옥시토신이 분비된다. 옥시토신은 산모에게도 분비돼 모유 시 아기와 엄마에게 친밀감을 형성시켜주는 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성을 과시하는 호르몬으로 잘 알려졌지만, 커플에게 정열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사랑할 때 분비되는 또 하나의 호르몬은 바로 노르에피네트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이 호르몬은 심장을 빨리 뛰게 만들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우리를 긴장하게 만든다. 말을 더듬거나 손에 땀이 나고 입이 마르는 것도 이 호르몬 때문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왜 상대방의 단점을 보지 못하거나 보더라도 너그러워지는 것일까? 매너가 없는 것도 터프해 보이고, 고집이 센 것도 자기 주관이 뚜렷한 것으로 보인다. 양말을 벗어 아무 데나 던져놓아도 용서가 되고, 내 취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 먹고 싶은 음식만 앞세워도 서운치가 않다. 도대체 연인들의 눈에 콩깍지가 쓰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랑에 빠진 뇌 속을 보면 답이 나온다. 바로 신경전달물질인 ‘페닐에틸아민’의 농도가 상승하여 호르몬 대사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페닐에틸아민 수치가 올라가면 이성이 마비되고 열정이 분출돼 행복감에 도취한다. 그러니 상대의 결점이 눈에 보일 리가 만무하다.
사랑과 애정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심신의 평화를 가져오고 인간관계를 치유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이 필요하다. 사랑의 힘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사랑의 호르몬으로 알려진 ‘옥시토신’은 알코올 활동을 억제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사랑의 힘이 알코올 활동도 억제하는 것이다. 사랑 고백은 웬만한 영양제보다 효과적이다.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김재엽 교수팀은 지난해 노인 남성을 대상으로 7주간 배우자에게 “사랑한다.”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표현을 매일 하도록 했다. 그 결과 매일 이 말을 반복한 그룹은 혈액 내 산화성 스트레스 지수가 50% 감소하고, 항산화 능력지수는 30% 증가했다. 또 우울증이 개선되고 심장 박동도 안정화됐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 것만으로도 암·고혈압·당뇨병·파킨슨병 등의 발생 위험이 낮아지고 노화 속도도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잡지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엘리나라는 78세 된 화란 출신의 할머니가 있었다. 이 할머니의 평생소원은 담배를 끊는 것이었다. 그래서 할머니는 50년간 담배를 끊기 위해 클리닉에도 가보고 약도 먹어보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슨 노력이라도 하면서 세월을 보내다 보니 할머니는 어느새 78세가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엘리나 할머니가 79세 된 제이슨이라는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이들은 뒤늦게 사랑에 빠져 연애를 하게 되었다. 제이슨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말하기를 “나는 당신과 결혼하고 싶은데 단 한 가지 때문에 당신과 결혼하는 것이 마음에 걸리오. 당신이 담배를 피운다는 것이 나와 맞지 않는 거 같소”라고 했다. 그러자 이 할머니는 “그래요? 그러면 제가 담배를 끊지요”라면서 그 순간부터 담배를 끊었다. 그녀의 50년간 이루지 못한 평생소원이 사랑의 힘으로 한순간에 이루어진 것이다.
이 기사의 마지막 줄에는 “나는 이 경험을 통해서 사랑의 힘은 의지의 힘보다 위대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는 할머니의 멋진 고백이 실려 있다. 사랑에는 능력과 치유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사랑은 과학적, 심리적으로도 여러 가지 해석과 결론이 나온다.
‘사랑학’이라는 학문이 생길 정도로 사랑이라는 존재 자체가 무궁무진하면서 놀라운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에는 가족 간의 사랑, 친구와의 사랑, 연인이나 부부와의 사랑 등 많은 사랑이 넘쳐나고 있다. 우리가 그 통계와 수치를 알지 못해도 우리는 모두 그 사랑의 위대함을 느끼며 살아간다.
내 곁에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건강, 능력, 행복을 다 갖춘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