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만여 가구에 최대 100만원씩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총선 이후 국회에 제출될 전망이다. 정부는 기존 발표대로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한 7조원대 수준의 추경을 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과 더불어 각종 연구기관 등에서 지급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는 데다 청와대 등에서도 입장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실제 지급이 정부안대로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주 중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재원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총선 전 제출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가 언급한 대로라면 오는 16일이나 17일에 실제 제출이 이뤄지리란 예상이 가능하다.
기재부는 지난달 30일 열렸던 제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공개한 지급 원칙을 견지한다는 방침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이번 추경은 긴급재난지원금을 지원하기 위한 ‘원포인트’(One-point) 추경이다. 재난지원금 지급이라는 단일 사업이란 얘기다. 정부는 재난지원금 지급에 필요한 재원을 9조1000억원으로 책정했고, 지방자치단체의 보조를 제외한 중앙 정부 추경 규모는 7조1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재원은 전액 기존 예산에 반영돼 있던 세출 사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집행 부진이 예상되거나 정부 노력을 통해 재원을 절감할 수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최대한 감액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공적개발원조(ODA)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을 예시로 들었던 바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코로나19로 투자가 제대로 진전되지 않아 이·불용이 예상되는 사업들이 있다”며 “이자율이 하락하면서 국채 이자 지급 예산이 줄었고, 유가가 반 토막 나면서 생긴 절감분도 있다”고 언급했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출 구조조정 작업이 상당히 복잡한데, 관련 부처들과 계속해서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부가 기존 안대로 추경을 마련해 제출하더라도 재난지원금의 실제 지급 시점이나 최종적인 방식은 여전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급 대상을 전 국민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과 민간에서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건강보험료 납부액을 기준으로 소득 하위 70% 이하 1400만가구에 지급하겠다고 밝힌 이후 이 같은 방침이 당초 취지에 부합하느냐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재난지원금 차별 지급을 반대한다고 올라 온 게시글은 이날 기준 9506명의 동의를 얻었다. 게시글 작성자는 “맞벌이하며 외동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시민인데, 제외됐다. 맞벌이와 외벌이, 전업주부와 워킹맘, 경기도와 이외 다른 지역 등 모두가 (둘로 나뉘어) 재난지원금 때문에 서로 싸우고 의견이 분분하다”면서 “코로나19로 하루하루 버티기도 힘든데, 정부와 지자체에서 쏟아 내는 정책들로 국민들은 매일같이 실의에 빠져있다”고 호소했다.
석재은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재난지원금 정책은 위기 속에서 사회 연대를 만들어내는 데 실패하고 사회 분열적 메시지가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주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