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당국이 장기화하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에 대처하기 위해 계엄령에 준하는 ‘긴급법’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전날 소집된 내각회의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긴급법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람 장관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내각회의에 참석했던 2명의 인사가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률 전문가들은 람 장관이 긴급법을 적용할 경우 홍콩의 법치와 사회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홍콩에서 비상조치인 긴급법을 시행한 것은 1967년 영국에 반대하는 좌익 폭동 때 한번 뿐이다.
긴급법은 의회 동의 없이 행정장관 직권으로 발령하 수 있다. 긴급법을 선포하면 현행범의 체포, 구금, 추방, 모든 항구와 교통수단의 통제 및 재산 압류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언론도 통제할 수 있어 행정장관에게 사실상 무소불위의 권력이 주어지는 셈이다.
행정장관은 긴급법을 어긴 시민을 처벌할 수 있으며 최고 처벌 수위는 종신형이다.
시이먼 영 홍콩대 법대 교수는 긴급법을 적용하면 인권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 교수는 “긴급법이 제정된 것은 1922년으로 당시에는 홍콩과 광저우의 총파업으로 전시 상황과 같았다”며 홍콩인권법안조례는 홍콩의 생존이 위협받을 때만 기본적 인권을 제한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시위가 이어지면서 극심한 정치사회 혼란을 빚는 홍콩이 1997년 귀속 후 최대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국제방송과 홍콩 동망(東網)이 28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홍콩 재계 대표단을 만나 이같이 밝히면서 재계가 혼란 수습을 위해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 정부를 적극 지지해달라고 촉구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홍콩이 지금 가장 어려운 정세를 맞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국가를 사랑하고 홍콩을 사랑한다는 기치를 앞세워 사회 각계를 단결시키고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의 폭력 억제와 질서 회복, 법집행을 지지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 정부의 지지, 특별행정구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 홍콩 동포의 일치단결을 통해 홍콩은 반드시 현재의 난국을 극복하고 한층 밝은 미래를 열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또한 왕 부장은 홍콩 젊은 층의 역내 경제발전에 참여하도록 지원함으로써 재계도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왕 부장의 이런 발언은 일단 중국으로선 홍콩 사태에 무장경찰이나 군 병력 파견 등 직접 개입할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시사하면서 홍콩에서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강력히 주문한 것으로 해석하는 관측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