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회고록 관련 민·형사 소송을 이끈 현직 변호사가 공익 변호를 하며 지키려 했던 진정성과 공감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5·18 민주화운동 역사 왜곡 대응 등 정의와 법의 관계를 비롯해 변호인으로서의 삶을 진솔하게 담았다. 이해타산의 인간관계 속 연대를 위한 ‘법과의 불편한 동행’을 에세이로 풀어내 관심을 끈다.
17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 등에 따르면, 민변 광주·전남지부장인 김정호 변호사는 오는 21일 ‘불편한 동행’이라는 책을 발행한다.
김 변호사가 2004년부터 최근까지 쓴 칼럼 58편과 아름다운 동행을 꿈꾸는 사람들의 글 17편을 엮었다. 변론경험담·법과 사회에 대한 성찰 등 총 6부로 구성됐다.
김 변호사는 이 책에 전두환 회고록 출판·배포금지 사건, 국정원 댓글 관련 모해위증 사건, 한상률 국세청장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 미쓰비시 여자근로정신대 손해배상청구 사건 등 지난 수년간 한국사회를 뒤흔든 사건들의 공익 변호를 하며 느낀 ‘법과의 불편한 동행’을 담았다.
법과 가장 친숙한 변호사가 ‘법과의 불편한 동행’이라고 한 이유는 진정성과 공감을 지키기 위해서다. 저자는 진정성을 토대로 다른 사람의 고통·아픔에 공감하는 것을 소중한 가치로 여긴다.
성찰 없는 소통은 진정성이 부족하고, 소통 없는 성찰은 고집으로 흐르기 쉽기 때문에 상대방의 주체성을 존중하고 심정을 헤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공감과 진정성이 선행돼야 법의 순기능이 확산될 것이라고 전한다.
책에는 강자라고 불리는 권력자들을 냉철한 법률적 논리로 조목조목 반박해 승소 판결을 받아내고 시대의 모순이 만들어낸 ‘장발장’들의 안타까운 사정을 외면하지 않았던 저자의 경험담이 담겼다.
저자는 힘 있는 자들과 배치되는 사건의 변론에 나서야 하는 두려움도 토로한다. 죄를 지은이가 처한 비참한 상황과 권력에 맞선 용기 있는 소수자에 대한 공감이 왜 필요한지도 강조한다.
특히 5·18 역사 왜곡 행위와 관련된 글을 통해 ‘역사적 정의를 바로 세우지 않으면,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사회의 건전한 상식과 자정력을 담보할 수 없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책에서 역사부정 처벌법 제정도 주장한다. ‘허위 사실에 기초한 혐오 표현 조장, 국가권력에 의한 민간인 살상행위를 부인하고 있는 점, 반인륜적 행위를 허용해선 안 되는 점’ 등을 법 도입 필요성으로 꼽았다.
이국언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상임대표는 추천사를 통해 “변호사로서의 자신을 겸허히 돌아보며, 법 안팎에서 마주한 이웃과 우리사회에 대한 평소의 고민을 일기 쓰듯 담담하게 풀어냈다”고 밝혔다.
한편 저자는 책 인세와 관련 수익을 전액 기부키로 했다. 저자의 선후배들은 교정, 편집, 디자인, 표지글씨, 삽화 등을 도왔다.
/민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