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 환자와 이로 인한 어린이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지난 5개월동안 베네수엘라 전국 17개주에 있는 21개 공립병원을 직접 조사한 결과 영양실조 상태인 어린이 숫자가 기록적으로 증가했으며, 수 백명의 어린이들이 영양실조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소아학회의 우니아데스 우라비나 메디나 박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어린이들이 매우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에서 병원으로 오고 있다”며 난민캠프에서나 종종 볼 수있는 극도의 영양실조 어린이들이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부 바르키시메토의 아동병원에서 근무하는 밀라그로스 에르난데스 박사는 2016년말부터 영양실조 환자들이 증가하기 시작했다면서 “올해 들어 영양실조 환자 증가세가 끔찍할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두로 정부는 관련 통계를 철저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의사들은 보건 당국이 진료기록에 영양실조라고 적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NYT에 폭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식적 통계 자료에서조차 베네수엘라의 심각한 경제난으로 초래된 보건 위기를 어느정도 들여다 볼 수는 있다. 2015년 보건부 자료에 따르면, 생후 4주 이하 신생아 사망율이 2%로 2012년 0.02%에서 무려 10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동안 산모 사망율 역시 거의 5배가 증가했다.
지난 4월 보건부 홈페이지를 통해 우연히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세 이하 어린이 1만1446명이 사망했다. 이는 전년보다 약 30% 늘어난 규모이다.
NYT는 9개 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현지 의사들은 인터뷰한 결과, 이들이 지난 해에만 치료한 영양실조 아동 환자가 약 2800명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중 약 400명은 사망했다.
카라카스에 거주하는 소아과의사인 리비아 말차도 박사는 “내 생애에 이렇게 많은 굶주린 어린이들을 본 적이 없다”며 토로했다.
NYT는 베네수엘라 약국 체인 로카텔의 전국 64개 매장 중 어린이 영양실조를 치료하기 위한 영양제를 비축하고 있는 곳은 1곳 뿐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