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아베 타도’를 외치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로부터 정권을 사수할 수 있을까.
일본 정부가 오는 22일 중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총선거를 10일 공시함으로써 12일간의 공식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는 연립여당인 ‘자민·공명당’, 고이케가 창당한 신당 ‘희망의 당’(희망당)에 극우 성향의 야당인 일본유신회가 연대한 ‘희망당·일본유신회’, 그리고 개혁·진보 성향의 야당이 뭉친 ‘공산당·입헌민주당·사민당’의 3파전 구도다.
그러나 사실상 아베 총리가 이끄는 연립여당과 고이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세력 간 ‘양자대결’ 구도다. 누가 이기든 개헌에 찬성하는 극우적 성향 인사의 승리인 셈이다.
아베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연립여당이 의석의 과반(465석 가운데 233석)을 확보하는 것을 승패 라인(목표)으로 내세웠다. 이에 실패할 경우 총리직을 사퇴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존 중의원 의석은 총 475석 중 자민당이 287석, 공명당이 35석을 차지해 여당이 전체 의석의 3분의 2이상인 322석을 확보하고 있었지만, 아베 총리는 이번 선거의 목표를 과반으로 낮춰 잡았다.
아베 총리에게 ‘3분의 2이상’의 중의원 의석이 갖는 의미는 ‘필생의 과업’인 개헌 발의 의석수로, ‘생명줄’과도 같은 의미다. 그런 그가 이번 선거 목표를 과반으로 낮춰 잡았다는 것은 ‘정권 유지를 우선시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중의원 다수당의 총재가 총리로 지명되기 때문에, 우선 다수당 유지부터 하고 보겠다는 심산이다.
아베 총리는 올들어 잇단 사학스캔들로 지지율이 바닥을 치며 퇴진론까지 불거졌다가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지지율이 회복되자 중의원 해산을 단행하고 총선에 돌입한 것이다.
그렇다고 아베 총리의 ‘개헌의 꿈’이 물 건너 갔다고 볼 수는 없다. ‘아베 타도’를 외치며 신당을 창당하며 아베 총리를 위협하고 있는 고이케 도지사도 개헌에 찬성하는 ‘극우파’이기 때문이다.
고이케는 지난 8일 8개 당 대표가 참여한 토론회에서 “아베 1강(强)의 정치를 바로잡기 위해 유권자에게 선택지를 제시할 것”이라며 아베 총리를 정조준했다. 고이케는 또 아베 총리의 소비세율 증세에 대해서도 반대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고이케는 또 아베 총리가 내세우고 있는 헌법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안에 대해 “자위대는 원래 합헌”이라며 차별화를 도모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봤을 때, 자민·공명당과 희망당, 그리고 일본유신회 4당은 개헌에 찬성하고 있는 ‘개헌파’이기 때문에, 선거 이후 아베 총리와 희망당이 연대를 통해 개헌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9조 개헌에 집착하지 않으면, 선거 후 자민, 희망, 유신당을 중심으로 개헌 논의가 급속히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