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8일(현지시간) 합법 이민자까지 제한하는 강경한 이민정책을 공개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미 의회 등에 이민정책과 관련한 ‘위시리스트’를 보냈다. 이 리스트에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역에 장벽 건설을 위한 자금 조달, 소수자들인 중앙 아메리카계 미국인 유입 단속, 불법 이민자들에게 피난처가 되고 있는 미국내 이른바 ‘성역도시들’에 대한 연방정부 보조금 삭감 등이 포함돼 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배우자나 어린 자녀들에게 미 시민권과 합법적인 영주권을 부여하는 것 또한 제한하고 있다. 국경을 건너 입국할 때 드는 수수료를 인상해 폭력단체 일원이나 보호자 없는 어린이 단독 입국을 막고, 귀화와 난민 신청 등에 대해서도 전면 개편하려고 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즉각 강력 비난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드리머’로 불리는 청소년 불법체류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5일 미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 프로그램(DACA)를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면서 2년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DACA에 등록된 69만명이 노동허가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은 내년 3월5일에 만료된다.
미 의회는 이에 거세게 반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찰스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백악관에서 초대해 직접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민주당 상·하원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 후 “건설적인 만남이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드리머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곧 그 같은 합의는 없었다고 주장했고, 결국 이날 공개된 리스트에는 합법 이민까지 차단하는 강경한 이민정책이 담겨 있었다.
슈머 원내대표와 펠로시 원내대표는 “이 행정부는 드리머를 돕거나 타협안을 찾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그 리스트는 드리머나 이민자 공동체, 그리고 대다수 미국인들에게 저주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우리는 대통령을 만났을 당시 드림법안과 함께 합리적 국경 보안조치에 대해 열린 입장을 표명했지만, 이 리스트는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섰다”며 “이 제안은 타협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