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로부터 받은 극비 정보를 러시아에 넘기고,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할 것을 압박했다는 메모가 잇따라 공개되면서 백악관이 일대 혼란에 휩싸여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참모들이 “무능하다”고 불같이 화를 내고, 참모들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면서 고성을 지르며 다투느라 여념이 없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 주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을 경질시킨 뒤부터 끊이지 않고 있는 대혼란으로 백악관 참모들은 혼란에 빠져 서로 다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극비 정보를 제공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후에는 고위 참모들이 소리를 지르며 싸웠다고 NYT는 전했다.
이런 상황들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참모들을 대부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익명의 관계자들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그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 선임 고문을 포함한 그의 참모들을 “무능하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대대적인 개혁은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 교체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NYT는 전망했다.
스파이서 대변인 교체설은 꽤 오래 전부터 흘러나왔다.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은 스파이서 등 언론팀을 불러 “힘을 합쳐보자”고 하면서 스파이서에게 대변인을 계속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지만, 그의 교체는 거의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극비 정보를 유출했다는 보도 후 언론 브리핑도 스파이서 대변인이 아닌 허버트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했다.맥마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밀 유출 관련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이 정보가 어디서부터 왔는지 의식조차 못하고 있었다”면서 “그는 정보원이나 방법에 관해서는 (러시아에) 브리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6일 워싱턴포스트 등 일부 언론들은 스파이서 후임으로 폭스뉴스 여성진행자 킴벌리 길포일이 유력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심지어 길포일은 “국가를 위해 일한다면 영광”이란 말로, 제안이 오면 받아들이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맥마스터 보좌관에 대해서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 맥마스터가 회의 때마다 너무 많은 말을 한다고 불만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맥마스터를 “골칫거리”라고 언급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맥마스터 보좌관 뿐만 아니라 각종 정보를 외부로 유출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참모들도 옷을 벗을 각오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