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 북한 전략이 역대 미국 행정부의 오랜 정책 기조와 크게 다른 내용이 아니라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주장이 제기됐다. 무력을 통한 북한 정권의 전복보다는 외교적 압박과 협상을 통해 북핵 포기를 이끌어낸다는 기본적인 입장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정권의 전복이나 남북한 통일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지니고 있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남북한 통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의 협력 체제 구축을 선호하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우리와 협력하는데 왜 내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부르겠느냐? (북핵 문제와 관련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선제 타격 등 무력을 동원해 북한 핵 문제를 푸는 것보다는 중국의 외교적 압박을 통해 북한이 핵을 포기토록 하는 카드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미국 공화당에서도 백악관과 유사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애리조나)은 16일 북핵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북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이 쥐고 있다고 말했다.
매케인 위원장은 이날 NBC 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중국이 열쇠를 쥐고 있다. 중국은 북한 경제에 대한 통제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원한다면 이것(북한의 핵 도발)을 멈출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이어 “북한의 장사정포의 사정거리는 서울까지 닿는다. 굉장히 심각한 문제다. 이것은 대통령에게 첫 번째이자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중국은 북한을 저지할 수 있다. 중국이 환율 조작국이든 아니든, 우리는 중국이 대재앙 가능성을 예방하는 일을 실천하길 기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 “이 자(this guy)는 아버지나 할아버지만큼 이성적이지 않다. 그의 할아버지나 아버지는 그에 비해 훨씬 이성적이었다”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선제 기습 공격 카드를 여전히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습타격을 포함한 “동적인 군사작전(kinetic military action)”을 염두에 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북핵 문제를 주도적으로 풀어주기를 강력하게 바라고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북한을 응징하기 위한 다양한 옵션들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허버트 맥마스터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16일 북한의 미사일 실험을 “도발적이고, 안정을 해치고, 위협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맥마스터 보좌관은 이날 ABC방송의 ‘디스 위크(This Week)’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이 이어질 경우 NSC가 국방부, 정보기관 등과 협력해 북한에 대응할 수 있는 옵션을 준비해 놓을 것을 명령했다고 말했다.
맥마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을 취할 경우 지난 6일 미국의 시리아 폭격처럼 사전 고지 없이 전격적으로 행하는 방법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마스터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자신의 친 형제와 다른 가족들을 살해하고, 단지 정치적인 이유로 숱한 사람들을 끔찍한 환경의 수용소에 가둠으로써 잔혹성을 입증한 인물이다. 북한 정권은 중국 국민들과 지도부를 포함한 세상에 우려를 전하고 있다.
NSC는 지난 15일 북한이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핵실험 등 도발을 할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실험이 실패를 하면서 대응수위를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이 실패로 끝난 직후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같은 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군이 북한의 가장 최신 미사일 발사 실패에 대해 알고 있다. 대통령 코멘트는 없다”라고 짧막한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