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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영지회(絶纓之會)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17년 03월 29일(수) 17:17 가+가-
절영지회(絶纓之會)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絶 : 끊을 절, 纓 : 갓끈 영, 之 : 어조사 지, 會 : 모일 회로 갓의 끈을 끊고 노는 잔치라는 뜻입니다.
초나라 장왕 때 장왕은 싸움터에서 큰 공을 세운 장수들을 위해 연회를 베풀고 절세가인 애첩 허희로 하여금 장수들에게 술을 따르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분위기가 한참 무르익었을 무렵 세찬 바람이 불어와 방 안에 켜진 촛불을 모두 꺼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때, 장웅이라는 장수가 아무도 몰래 허희를 껴안고 입을 맞추었습니다.
깜짝 놀란 장왕의 애첩은 재빨리 그의 갓끈을 잡아 끊은 뒤 “페하, 어둠을 틈타 누군가 제게 입을 맞추었습니다. 그자의 갓끈을 끊어 놓았으니 어서 촛불을 켜시고 그 자를 잡아내세요.” “음, 그래? 촛불은 조금 후에 켜도록 하자. 잠시 후 장왕은 “자, 오늘 연회는 절영회로 하겠다. 나부터 갓끈을 끊을 테니 모두 갓끈을 끊도록 하라!” 이 자리에서 장수에게 벌을 내린다면 분위기가 험악해질 것을 생각하고 순간적으로 죽이고 싶었지만 마음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일로 훌륭한 장수 한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제 촛불을 켜라!” “자, 모두 마음껏 마시고 즐겨라!” 결국 그 날의 연회에서는 누가 장왕의 애첩을 희롱했는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뒷날, 장왕이 진나라와 싸움을 벌이다가 적군에게 쫓겨 목숨이 위태로운 지경에 빠졌을 때 장웅이 죽기를 각오하고 달려와 적군을 물리치고 장왕을 구해 냈습니다. 장왕은 온몸에 화살을 맞아 피투성이가 된 몸으로 자신을 구해 준 장웅의 놀라운 용기와 충성심에 깊이 감동하여 그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습니다.
“폐하, 지난해에 베풀어 주셨던 연회 때 못된 짓을 한 자가 바로 저입니다. 그 날 폐하께서 은혜를 베푸시어 아무 죄도 묻지 않으신 덕분에 저는 목숨을 구했고 그날 이후 폐하의 넓으신 아량에 깊이 감복하여 폐하께 목숨을 바칠 각오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장웅은 얼굴 가득 미소를 띤 채 조용히 눈을 감았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그 일을 가리켜 ‘절영지회’라고 하며, 장왕의 높은 덕을 기리는 교훈으로 삼고 있습니다.
장왕의 마음이 1차적인 생각대로 행동했다면 장웅은 그때 죽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전쟁에서 승리한 장수들이 그런 실수를 할 수도 있지 장수들에게 기쁘고 즐거운 연회가 되도록 배려해준 2차적인 생각이 장웅 마음에 고맙고 감사해서 목숨 바쳐서 장왕을 적에게서 구했습니다.
그가 저지른 실수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불충이요 범죄로 수치를 당하고 목이 잘리더라도 아무런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모두 갓끈을 끊으라는 왕의 사랑과 지혜 덕에 목숨을 구했습니다.
그는 그후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깨닫고 목숨을 내던져 장왕을 구했고 왕에게 보답했습니다.
물고기는 아파트를 짓거나 자기 집을 마련하지 못합니다. 집을 지어도 찾아갈 수 있는 기억력도 없습니다. 그냥 본능으로 살고 본능을 따라 이동합니다.
사람은 좋은 기억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억력이 중요한 것은 사고(思考) 하려면 기억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생각 속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기억해내고 그것들을 연결해서 어떤 결론에 이르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집을 지으려면 기둥을 세우고, 벽을 쌓고, 창을 만들고 해야 합니다.
그것들이 전부 연결되어서 한 채의 집이 탄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집을 지으려면 사고해야 하며, 더 나은 집을 짓기 위해서는 더 깊이 사고해야 합니다. 사고함으로써 더 좋은 삶을 만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물고기는 기억력이 3초라서 사고가 불가능해서 본능을 좇아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제는 청소년들뿐 아니라 어른들 중에도 사고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냥 마시고 싶으면 마시고, 즐기고 싶으면 즐기고, 놀고 싶으면 놀고 …. 1차적인 생각 속에서 ‘이런 일을 하면 그 뒤에 결과가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 사회가 매우 혼란스러워지고 범죄가 급증하는 것입니다.
껍질은 딱딱하지만 알맹이가 달콤한 사고(思考)를 하려면 기억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기억되는 사실들을 연결해서 생각하다 보면 지혜가 커지고 기억력도 좋아집니다. 그리고 앞으로 닥칠 일들을 모두 생각하면서 살기 때문에 복되고 은혜로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참 많은 사람들이 사고하지 않고 1차적인 생각에서 끝내버리기 때문에 불행한 일을 당합니다.
실제로 큰 기업을 경영하는 회장들은 깊이 사고해서 얻은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으며, 그 철학으로 회사를 바르게 이끌어 나갑니다. 그것처럼 우리도 즉시 일어나는 생각대로만 살지 말고 사고하여 나아가야 합니다. 사고해서 철학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의 삶은 아름답고 복될 뿐 아니라, 자기 영혼도 멸망에서 건지는 축복을 누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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