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19일 공식 사퇴의사를 밝히고 국민회의와 정의당에 공개적인 통합 논의를 제안해 `反문재인’ 정서가 거셌던 광주·전남지역 민심의 향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대책위원회가 안정되는대로 빠른 시간 안에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면서 “계파공천과 밀실공천이 불가능한 공정한 공천 절차를 마련했고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렸다”고 말했다.
총선 불출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선대위로의 권한 이양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백의종군하겠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김성곤 우윤근 강기정 신정훈 의원 등 광주·전남지역 4명의 당 사수파 의원들인 전날 “문재인 대표와 현 지도부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김종인 선대위원장에게 약속한 당 대표와 지도부 권한 이양을 실천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에 대해 문 대표가 사퇴표명과 함께 백의종군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로써 반(反) 문재인 정서로 악화된 지역민심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주부터 안철수 신당인 국민의당을 앞지른 더민주의 지지율이 더 상승할 것으로 더민주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탈당과 잔류를 고민하고 있는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문 대표의 백의종군 약속에 따라 거취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계로 분류되는 이윤석 의원은 “문재인 대표의 사퇴가 기정사실화되면서 탈당 명분이 없어졌다”면서 “민심이 변하고 있다. 민심을 거역할 수 없다”며 사실상 탈당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이같은 기류가 탈당을 고심하고 있는 다른 의원들에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탈당을 고심하고 있는 광주의 박혜자 의원은 “문 대표의 사퇴선언과 어제 (문 대표의 친노측근인) 최재성 총무본부장이 조건없이 내려놓는다고 했다. 이렇게 급하게 진전될지 몰랐다”면서 “조건없이 내려놓고 야권대통합의 물꼬가 터진다면 상황변화기 있는 것 아니냐”며 심경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외에 전남의 이개호 김영록 의원 역시 이날 문 대표의 회견 이후 진로를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또 국민회의와 정의당과의 공개적인 통합논의를 제안해 천정배 의원 등의 화답이 나올지 관심이다.
문 대표는 “그동안 천정배 의원이 이끄는 국민회의나 정의당과는 비공식적인 협의를 이어왔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제 시간이 얼마 없다”며 공개적이고 공식적인 논의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관련 천 의원은 이날 모방송에서 “문 대표의 사퇴로 당의 기득권 해체가 다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더민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득권 구조, 폐쇄적 패권주의를 어떻게 과감하게 해체하느냐 하는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천 의원 한 관계자는 “비전이나 가치에 있어 천 의원이 안철수신당보다 더민주에 더 맞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나 패권이 문제”라면서 “가시적인 패권주의 해체가 나와야 통합 논의가 진정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강성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