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 해역에서 세월호가 침몰한 지 100일을 맞았지만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구상권 청구’, ‘보상 문제’ 등 풀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차디찬 맹골수도에 잠들어 있는 실종자 10명에 대한 수색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최악의 참사가 일어난 원인을 밝히기 위한 진상규명 작업과 후속 대책 논의 등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침몰사고 이후 정부와 정치권 등은 앞 다퉈 온갖 대책을 쏟아냈지만, 말만 무성했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실천에 옮긴 것이 없다.
유족들은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에도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싸고 여·야 정치권은 볼썽사나운 정쟁만 벌이고 있다. 특히 진상조사위원회(조사위)의 수사권 부여와 위원추천 방식을 두고 서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네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또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회장 일가의 비리와 세월호 침몰과의 연관성을 밝히고, 사고 책임을 묻겠다던 검찰 수사도 ‘제자리걸음’이다.
검찰은 역대 최고 금액인 5억 원의 현상금을 걸고 경찰과 해경 5000여 명 등 사상 최대인력을 동원해 유 전 회장을 추적했지만 유 전 회장 시신이 발견됨에 따라 체면을 구겼다.
이 때문에 유족들에게 먼저 보상을 해주고, 나중에 유 전 회장 등의 책임자를 가려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정부의 방침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0일 지났는데도 사고 진상 규명이나 사후처리 등의 후속 대책은 여야 간 정쟁으로 표류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원회 등 가족 15명은 뜨거운 뙤약볕 아래 지난 14일부터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국회와 광화문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유가족 5명이 합류했고, 시민사회 인사들도 동참하면서 함께 단식에 돌입했다.
하지만 여아는 조사위의 위원 구성 및 수사·기소권 부여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조사위에 수사권을 준 전례가 없고, 수사권을 준다면 형사사법체계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면서 상설특검을 발동하거나 특임검사제를 도입해 조사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제대로 된 조사를 위해서 조사위에 특별사법경찰관을 통한 수사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야는 특별법 표류의 책임을 상대 당에 떠넘기고 있다. 여·야는 지난 21일 중단된 국회 세월호 특별법 태스크포스(TF)를 재가동하기로 합의했지만 합의점을 내놓을 수 있을지 여전히 미지수다.
정부는 세월호 유족들에게 ‘선보상 후구상’ 원칙을 천명했다. 정부가 먼저 보상하고, 청해진해운과 실소유주인 유 전 회장 등을 상대로 돈을 받아내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구상권 행사를 위해 유 전 회장과 청해진해운 임직원 등의 재산 648억 원 상당을 가압류했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의 사망이 확인됨에 따라, 검찰의 구상권 청구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재판에서 유 전 회장이 세월호 침몰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입증해야 되는데 유 전 회장이 없는 상태에 이를 입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까지 유 전 회장 이름으로 된 재산이 없다. 대부분 자녀나 측근들 명의로 재산을 은닉했다. 이 때문에 연관성을 입증하더라도 얼마나 받아낼 수 있는 지 가늠하기 힘들다.
일각에서는 범죄책임자가 가족이나 제3자의 명의로 은닉한 재산을 환수할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면에 계속
/이운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