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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한 사람의 최후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6년 10월 28일(수) 16:16 가+가-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이 실패했을 때, 역사는 새롭게 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역사가들은 그 큰 패배의 원인이 바로 나폴레옹의 고집 때문이었다고 지적합니다.
1812년 그가 원정을 떠날 때 전문가들은 당년의 날씨가 예년에 비해 훨씬 더 추울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들은 철새가 다른 해 보다 빨리 이동하고 있는 것을 포함하여 여러 증거를 들면서 러시아 원정을 늦출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자만에 가득 차 있던 나폴레옹은 전문가들의 충고를 무시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당시 프랑스군의 네이 사령관은 그의 아내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군대의 행렬은 무시무시한 눈발에 파묻혀버리고 말았소. 낙오병들은 코사크군의 깃대 위로 쓰러지고 있소.”
악조건을 무시하고 앞을 향해 전진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자만은 화를 불러옵니다. 진정한 용기는 남의 말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아는 것이고, 전진할 때와 머무를 때, 그리고 물러설 때를 아는 것입니다. 당신이 한 가정의 가장이든 한 그룹의 리더이든 혹은 어떤 직책에 있든 귀를 여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의 시 ‘기탄잘리’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죄수여, 말해주렴, 누가 그대를 가두었는지?”
“그것은 내 주인이 옵니다.” 죄수는 말했습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돈이나 권력으론 누구보다도 뛰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 보물창고에는 왕에게나 어울릴 돈을 모아 놓았지요. 그런데 깨어보니 나는 보물창고에 갇힌 죄수가 되었더군요.”
“죄수여, 말하렴. 누가 이 끊어지지 않는 쇠사슬을 만들었는지?”
“그것은 나였어요.” 죄수는 말했다.
“내가 이 사슬을 정성껏 달구었습니다. 나는 내 불굴의 힘으로 온전한 자유를 누리도록 세계를 사로잡을 것으로 생각했었지요. 이윽고 사슬이 다 만들어져 끊을 수 없을 만큼 튼튼하게 되자 이 몸은 사슬에 꽉 잡혀 매여 있더군요.”
“모든 게 잘나간다고 너무 자만하지 마십시오. 지위, 재물, 학력 등 당신을 빛내주는 것들이 때로는 당신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거만한 자는 견책 받기를 좋아하지 아니하며 지혜 있는 자에게로 가지도 아니하느니라.
훌륭한 안장과 말굴레를 쓰고 출정 준비를 마친 군마가 우레 같은 말굽 소리를 내면서 큰길로 뛰어오고 있었고, 불쌍한 나귀가 무거운 짐을 등에 싣고 같은 길을 천천히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길을 비켜! 그렇지 않으면 진흙에다 짓밟아 버릴 테다.”
군마는 교만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군마는 한쪽 눈을 총에 맞아 다쳤습니다. 그래서 군마는 군대에 적당치 않아서 어느 농부에게 팔려 갔습니다. 농부는 그 말에 무거운 짐을 싣고 나섰습니다. 언젠가 나귀에게 큰소리치던 기개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나귀는 짐을 싣고 오는 군마를 물끄러미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이고, 당신이구려. 어느 날인가에 전락이 있을 줄 알았소.”
거만한 사람은 이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잘나고 똑똑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잘못을 지적하고 꾸짖으면 아주 싫어합니다. 그래서 거만한 사람에게는 교훈할 수 없습니다. 길거리를 지나가는 개의 귀를 잡으면 개에게 물리는 것과 한가지로, 거만한 사람을 교훈하였다가는 오히려 그의 공격을 받게 되므로 사람들이 꺼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거만한 사람은 변화도 발전도 되지 않는 것입니다.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A.D.14-37) 시대에 유리 제조법이 처음으로 발견되어 유리그릇이 등장하기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어떤 사나이가 망치로 두들겨도 보통의 유리처럼 깨어지지 않고 단지 오목하게 들어간 자국만 남는 새롭고 안전한 유리 만드는 방법을 발견하였습니다. 그 사나이는 그 별난 유리를 가지고 깨어지지 않는 아름다운 컵을 만들어 황제에게 갖다 바쳤습니다. 황제는 금으로 된 어느 컵보다 훌륭하게 보여 칭찬을 아끼지 않자 이 장인은 컵을 땅에다 힘껏 내던졌습니다.
산산조각이 날 줄 알았던 컵이 제자리에 있자 깜짝 놀란 황제가 쳐다보고 있는 동안에 장인은 컵을 집어들어 주머니에서 작은 망치를 꺼내어서 청동 그릇처럼 오므라든 부분을 펴서 본래의 모양대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대 말고 또 이런 유리를 만들 수 있는가?” 이 장인은 교만한 태도로 “저 밖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자 그를 목을 베 죽이도록 했습니다. 그냥 놔두면 유리컵이 금보다 더 귀한 것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은 교만이 사람을 망하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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