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연체율 비상…취약차주부터 부실 위험 커진다
은행 대출 연체율 0.69%…9년 10개월 만에 최고
작성 : 2026년 10월 25일(일) 16:09 가+가-

고금리 장기화와 내수 부진이 맞물리면서 자영업자와 저소득층 등 취약차주의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은 이미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상환 능력이 부족한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69%로 전월 말(0.63%)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0.61%)과 비교하면 0.08%포인트 오른 것으로, 2016년 10월(0.81%) 이후 9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권 연체율은 지난 6월 0.56%에서 7월 0.63%, 8월 0.69%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8월 중 새롭게 발생한 연체채권은 3조원으로, 같은 기간 정리된 연체채권 1조5000억원의 두 배에 달했다.
특히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등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1.00%로 전월보다 0.09%포인트 올랐다. 이 가운데 중소법인 대출 연체율은 1.10%,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86%로 각각 0.10%포인트, 0.09%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99%로 2%에 육박했다. 특히 저소득·저신용이거나 다중채무를 보유한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2.71%에 달했다. 전체 자영업자보다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6배 이상 높은 셈이다.
가계대출에서도 연체율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월 말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0.45%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1%로 0.02%포인트 상승했고, 신용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연체율은 0.91%로 0.07%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은 차주의 소득과 신용도에 따라 상환 능력의 차이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소득이 낮거나 여러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경우 금리 부담이 커지면 연체 위험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취약차주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2일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지만 긴축 기조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긴축적인 정책 기조를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오는 11월과 내년 1분기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돼 최종 금리가 연 3.50%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경우 자영업자와 저소득·저신용 차주 등 취약계층의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도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장경수 기자 jangk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