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세보효과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2년 12월 07일(수) 16:52 가+가-

플라세보효과가 있다. 플라시보란 라틴어로 ‘나는 기쁠 것이다’라는 뜻이다. 플라세보효과는 긍정적인 기대와 믿음이 가짜 약에 약효를 불어넣는 것을 말한다. 의사가 효과가 없는 가짜 약 혹은 꾸며낸 치료법을 환자에게 제안해도 환자의 긍정적인 믿음으로 인해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을 말한다.
2차 세계 대전 중 헨리 비처는 부상자들에게 처치할 모르핀이 부족해 식염수를 모르핀이라 속이고 치료에 사용했는데, 평균적으로 환자의 35.2%가 유의한 호전 반응을 보인다고 기록했다.
플라세보효과는 약에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한 축구선수가 있었다. 그는 체격이 왜소하고 특별한 기술을 선보이지 못해서 주목을 받지 못한 채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팀에 겨우 들어간 그저 그런 무명 선수였다. 그런데 어느 날 자신의 삶을 바꾸는 말을, 한 감독으로부터 듣게 된다. “난 그의 정신력과 노력에 반했다. 그는 앞으로 위대한 선수가 될 것이다.” 그 선수가 한국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입단하여 프리미어리그 우승,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궈낸 박지성 선수다.
박지성 선수는 자신을 믿고 격려해 준 히딩크 감독을 떠올리며 “그 말은 미역국보다 따뜻했고, 힘들 때마다 그 말을 떠올렸다”라고 말했다. 히딩크가 박지성 선수에게 했던 노력에 대한 칭찬과 용기를 불어넣는 격려는 그를 위대한 성공으로 이끌어 위대한 별을 탄생시켰다.
플라세보효과가 긍정적 믿음에서 비롯한 심리 현상이라면 노세보효과는 부정적 믿음에 기인한 현상이다. 어떤 것이 해롭거나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는 원인에 노출되어 있다고 믿으면 실제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2010년 이탈리아 연구팀에서 실험을 했다. 유당은 우유에 들어 있는 당분이고, 성인이 되면 유당을 소화시키는 효소가 없어져서 우유를 마시면 복통과 설사를 하는 유당불내증을 겪는 사람이 많다.
연구자들은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유당 알약을 주겠다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복통과는 무관한 포도당 알약을 주었다.
그런데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들 중 44%가 ‘배가 아프다’고 말했고, 심지어 유당불내증이 없는 사람들도 26%가 복통을 호소했다. 그 알약을 먹으면 배가 아플 거라고 믿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배가 아팠던 것이다.
이러한 노세보효과가 생명에 영향을 끼친 사례도 있다. 1950년대 포르투갈 리스본의 항구에 도착한 선박의 냉동창고에서 한 선원의 시체가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그 배는 영국의 항구에서 와인을 하역한 후 되돌아온 선박이었다. 하역 작업 후 동료 선원의 실수로 냉동창고에 감금된 한 선원은 엄청난 추위와 고통 속에서 몸이 점차 얼음덩이처럼 굳어져 죽었는데 그 모든 상황을 냉동창고의 벽에 상세히 기록해 두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실제 그 냉동창고의 온도는 영상 19도였다. 영국에서 와인을 하역한 뒤 리스본으로 향할 때 냉동창고의 전원을 꺼놓았기 때문이다. 즉, 그 선원을 죽음에 이르게 한 요인은 바로 자신이 냉동창고에 갇혔다는 생각 그 자체였다.
플라세보효과와 노세보효과를 통해 우리는 분명히 알 수 있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믿느냐가 실제 우리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의 생명을 좌지우지할 만큼 강력하다. 이건 우리에게 굉장히 반갑고 기쁜 소식이다. 우리가 믿기만 하면 그렇게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니 얼마나 쉽단 말인가?
내가 기뻐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으면 기뻐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행복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무런 효과가 없는 약을 특효약이라 믿고 먹으면 효능이 있듯이 ‘나는 지금 행복하다’라고 믿고 웃으면 진짜로 행복해진다.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 느낌, 생각은 내가 결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렇게 정하고 믿자. 나는 기쁘고, 감사하며, 행복하다. 당신도 그렇고 우리 모두는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