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일까…?
김요한 주필
작성 : 2022년 12월 01일(목) 16:35 가+가-

아직까지 지구 역사에 고인에 대한 ‘숫자추모’는 없었다.
왜일까? 진짜 왜 그랬을까? 그래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태원 참사가 난지 1개월여, 이 의문을 품으면 품을수록 더더욱 생생하게 상황들이 겹쳐 떠오를 뿐 도저히 잊을 수가 없다.
이렇게 잊지 못할까바 기발한 머리를 썼고, 또 그렇게 잘도 속아 주었는데 그래서 의도한대로 서서히들 잊어가는데…
그러나 극히 소수인,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 어리석다해도 그대로 넘기는 것은 올바른 추모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결단했다.
어제·오늘 그리고 사방으로 둘러봐도 이러한 추모는 없었다. 한마디로 해괴망측한 추모가 어느새 정당화 돼 버린 것이다.
국민을, 여론을 속이기가 이렇게 쉽다면 앞으로 어떤 사안에 어떤 공작?들이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릴지 모른다는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
이름도, 나이도 영정도 없는 158명의 숫자에다 대고 꽃을 바치고 추모했다.
‘이름과 영정이 있으면 고인의 명예가 훼손될 수 있다’는 명분이었다. 그럴 듯이 여겨 국민 거의가 동의했지만 치밀하게 계산된 국민회유 시나리오였다.
그 행사자체를 정체도 불분명한 유령 같은 행사로 치부했다. 해당지역 용산구청장이라는 분이 ‘자신들이 관여할 바가 아닌 행사였다’고 했다.
‘왜 그런 곳에 때거리로 모여 그런 변을 당했는지 모르겠다’. ‘집에 가만히 있었다면 그런 참변을 당할리 없었다’는 황당한 말도 있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너무나 사랑스러운 꽃다운 청춘들, 대부분 20대로 한창 피어나는 꽃다운 청춘들이다. 함께 모여 떠들고 젊음을 발산하겠다는 모임의 뜻들에 한 점이라도 흠이 있는가? 그들의 희생은 그저 안타깝고, 또 안타깝고 말로다 형언 할 수 없는 아픔뿐 어떤 잘못도 찾을 수 없다.
그럼에도 유족의 동의 없이 이름이 공개되는 것은 패륜에 가깝다는 것이다.
유족이 공개를 원치 않는데 유족의 동의도 없이 명단을 공개했던 한 언론이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여든 야든, 유명세를 탄 평론가들 모두가 하나 같이 잘못됨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제는 다시 그들의 이름이 들먹여질 싹이 잘렸다. 한순간에 속고만 것이다.
여기서 왜 일까?라며 그 과정을 유추해보고 싶었다. 한 달여가 지났지만 이태원 참사가 지워지기는커녕 더욱 생생하게 들춰지기 때문이다.
그들의 죽음에 무슨 부끄러움이 있는가? 고인이 된 그들의 영정, 이름 그리고 나이를 바라보며 진정어린 애도를 해야 마땅하지 않는가 말이다.
158명 숫자에만 애도하고 추모 리본도 ‘근조’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글귀가 보여서도 안된다.
희생자라 하지 말고 사망자라 하라는 공문으로 지시까지.
그래도 글씨도 없는 까만 리본만을 다는 것이 정당하게 여겨지지 않았던가…
엄청난 참사의 책임은 100%정부에게 있다. 다시 한번 거론컨대 희생자 그들에게는 추호의 잘못도 없다. 문제는 참사현장에 국가는 없었다.
그럼에도 애도의 출발부터 이름도, 나이도, 영정도 등장하지 못했다.
너무나 당연한 절차가 숨죽인 듯 사라지고 숫자추모가 정당화 돼 버렸다.
유족마다 그들을 위로한다는 명목의 친절과 배려로 공무원을 일대일로 배치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그땐 정성스럽다 했다. 얼마 전 민변이 주도하여 40여명 가까운 유족들의 기자 회견이 있었다.
이를 두고 여당의 입은 전체 유족들의 뜻이 아니라고 했다.
이런 일을 우려하여 공무원까지 전담시켜 불붙지 못하게 했는데 한순간 보가 터진 것이다. 158명의 엄청난 국가재난, 그것도 전적으로 국민의 생명을 보전해야 하는 책무를 지닌 정권의 그 누구도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족들이 함께 할 추모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국회 질문에 행자부 장관은 명단조차 없었다고 한다. 국민들이 빨리 잊어야 윗사람의 책임이 흐지부지 될 방법에 숫자에만 추모하는 기발한 발상이었다면, 그야말로 통탄할 일이다.
158명 희생자들을 향한 국민들의 애통함이 피부에 닿고 오래오래 기억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의 대책을 지켜 볼 틈도 주지 않고 꼬리 자르기식 말단 관계자들만 입건하고 전매특허인 압수수색으로 참사처리의 시늉만을 내고 있다.
결론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이제는 누구도 참사자 이름이나 연령을 알고 싶어 하는 것조차 두렵게 되었다. 영정 앞에 애도하는 일은 엄두도 못내게 되었다.
국민을 교묘하게 잘 회유했고 그 일이 성공했고, 만약에 이 일이 정부가 의도한바 라면 장관, 총리는 물론 대통령까지 그 직을 내려 놓으셔야 한다.
믿고 싶지 않으나 그런 의도였고, 성공했다면 이건 나라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