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편의 시로 세계적인 시인이 되다
최창일 시인·이미지 평론가·<시화무> 저자
작성 : 2022년 11월 15일(화) 16:56 가+가-

이해경 시인이 첫 시집, ‘사랑의 향기’를 펴냈다. ‘다윗과 같은 시인이 되고 싶다’라는 머리말이 인상적이다. 작가들은 책을 받으면 머리말 본다. 작품이 하고 싶은 말이 함축되었다. 작가의 성향과 호흡도 경향 할 수 있다. 여느 작가는 내용을 다 써놓고 머리말에 긴 시간을 보냈다는 회고담도 있다. 그래서 작가들은 머리말에 혼신을, 다해 내공을 쏟는다.
이해경이 시인이 닮고 싶다는 다윗은 성경에 나오는 인물 중, 상당한 비중의 시인이다.
시편은 150편이 수록됐다. 저자가 밝혀진 시는 100편이다.
다윗은 73편을 썼다. 일곱 명의 시인 중 다작인 셈이다. 작자 미상의 50편 가운데도 다윗의 시가 더 있을 거라는 신학자의 추정도 있다.
모세는 단 한 편의 시를 썼다(90편). 그렇지만 모세를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이 더 많다. 그는 성경에서 가장 중요한 ‘십계명’을 하나님으로부터 직접 받았다.
성경을, 한 줄 요약한다면 십계명이 될 것이다. 모세의 일생이 그려진 출애굽기 <십계>의 영화로도 알려졌다. 1923년 영화로 만들어지고, 1956년에 다시 영화를 만든 작품이다. 1923년에 127만 달러로 영화를 만들어 416만 달러를 벌어들여 달러신화를 만든 작품이다. 1956년 작품은 찰턴 헤스턴과 율 브리너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벤허>와 더불어 할리우드 대작 사극의 전성시대를 상징했던 영화다. 무려 220분으로 네 시간에 가까운 엄청난 상영시간의 영화다. 이렇게 긴 상영시간의 영화는 지금까지 없었다.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오히려 편수를 늘려 1편과 2편을 만들어 관객의 주머니를 가볍게 할 것이다.
특수 효과의 영화로서도 영화산업의 발전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지금이야 많은 영화가 있지만 얼마 전만 하여도 크리스마스 특선으로 공중파 방송은 <십계>와 <벤허> 영화를 단골로 보냈다.
모세는 백성을 이끌고 이집트를 나와 가나안으로 가는 중 홍해 바다를 만난다.
모세는 당황하지 않고 지팡이로 홍해를 가른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은 특수 효과에 놀라며 통쾌함을 감추지 못한다.
그 주인공이 바로 시인 모세다. 지금까지 단 한 편의 시를 써서 유명 시인이 된 사람은 모세가 유일하다. 성경의 구분은 장으로 표현한다. 장의 표현은 특별한 이유나 신학적 의미는 없다. 시편은 편으로 분류하고 있다. 원래 히브리어 성경의 표제는 ‘찬양의 책’(세피르 테힐림)이었다. 한글 번역은 ‘시들의 책(Psalmoi. 프살모이)’이란 명칭을 붙였다. 프살모이는 ’수금을 치며 부르는 노래‘라는 헬라어다. 한글 번역이 시편이라 하는 것은 헬라어를 반영한 것으로 본다. 다른 성경과는 구분 지어 편으로 번역한 것도 시인의 관점에서는 감사한 일이다. 특별한 대우의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시편은 모세로부터 에스라에 이르기까지 1,000년이라는 광범위한 기간에 걸쳐 다양한 저자들에 기록되었다. 시편은 사회적인 죄악을 철저하고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있다. 물론 성경이 갖는 영적 문제도 중요하게 내포한다. 공자가 편집한 시경(詩經)도 성경과 같은 내용의 시로 보는 것이다. 청정(淸正)과 사람이 나아가는 길을 말한다.
시편이나 시경이 주장하며, 여는 말들은 시는 누구도 절망할 수 없게 만드는 이상한 혹은 사랑의 노래다. ‘사랑의 태도’는 ‘조심’이라는 것이다. 언 듯, 들으면 사랑에 조심이라는 뜻이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다. 사랑이란 누군가를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자신을 사랑하면서 하는 것들이다.
시에서는 누구도 완전히 절망할 수 없게 만드는 이상한 노래가 있다는 깊이를 말한다. 고흐가 칠흑처럼 어두운 밤을 코발트로 표현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쪼끔은 비유될까 싶다.
모세가 한 편의 시로 유명해지듯, 윤동주 시인은 한 권 분량의 시를 남겼다. 국민 시인으로 평가를 받는다. 김소월도 마찬가지다. 201편의 시를 썼지만, 한국에서 널리 알려진 시인이다. 외국인이 한국시민이 되는 시험에 ‘민족 시인은 누구인가?’라는 문제에 출제되기도 한다. 모세와 윤동주, 김소월을 보아도 다작 시인만이 유명 시인이 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
다작보다는 한 편의 시에 힘을 다한다는 김규동 시인은 말한다. 그는 여섯 권의 시집을 냈다. 그의 스승 김기림은 네 권을 냈다면서 두 권이 더 많은 자신이 부끄럽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한 편의 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모세처럼 국가관에 투철함도 시인의 기본이 아닌가 싶다. 시는 시인과 같이 인생의 역사를 쓰는 신들의 기록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