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힘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2년 10월 12일(수) 16:54 가+가-

시드니대학교의 한 연구팀이 ‘사랑의 힘은 과연 어디까지 일까?’라는 질문을 연구했다. 그 결과 사랑의 호르몬으로 알려진 ‘옥시토신’은 알코올 활동을 억제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랑의 힘이 알코올 활동도 억제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팀은 술 취한 쥐에게 옥시토신을 투여했는데, 곧 이 쥐가 일반 쥐와 거의 똑같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즉, 옥시토신이 술 취한 쥐에 발생하는 운동신경장애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는데 가장 많이 나오는 호르몬은 바로 ‘옥시토신’이다. 남녀 간의 사랑은 물론이고 모성애와 인간관계 전반에 관여하는 호르몬이다. 이 호르몬은 자폐증과도 관련이 있는데, 조현병 역시 뇌 속 옥시토신의 분비량이 부족하면 발생하게 된다. 다른 말로 하면 사랑이 부족한 것에서 정신적인 병, 즉 마음의 병이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독의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해석이 있지만 정답은 없다.
중독의 사전적 의미는 ‘뭔가에 깊게 의존한다’는 뜻이다. 즉, 정상적으로 의존하고 관계할 대상이 없기 때문에 술이나 마약, 또는 게임과 같은 잘못된 대상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세계적인 무료 공개 강연 TED에서 영국의 저널리스트 요한 하리는 중독이 약물이나 나약한 정신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소외’에서 온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과 전쟁에 대해 수많은 취재를 했었다. 그는 브루스 알렉산더 교수의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예로 들었다. 두 가지 환경에서 쥐를 실험했는데 한쪽은 아무것도 없고, 한쪽은 넓고 놀 것이 많다. 공통적인 것은 마약인 헤로인 성분이 들어있는 물이 놓아져 있다는 점이다. 신기하게도 아무것도 없는 방에 있는 쥐들은 마약 물을 마시지만, 즐거운 방에 있는 쥐들은 마약 물의 맛을 본 후에도 마약 물을 찾지 않고 일반 물을 마신다. 그들에게는 굳이 마약의 힘이 필요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사례를 실제 사건에서도 엿볼 수 있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미군의 20%는 현지에서 마약에 빠졌다.
미국 정부는 전쟁이 끝난 뒤 이들이 마약중독자가 될 것에 대해 깊이 우려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마약 복용 미군의 95%는 전쟁 후 고향에 돌아와 마약을 끊었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이 그들에게 마약을 찾게 만들었었지만, 가족과 친구가 있는 고향에 돌아온 그들에게 더 이상 마약이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강연자인 요한 하리는 ‘중독’의 반대말을 ‘맑은 정신’이 아니라 ‘관계’라고 했다.
‘소외’로 인하여 중독으로 빠지게 되지만, ‘관계’는 오히려 중독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그는 요즘 세상은 인터넷과 와이파이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단절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페북 등 SNS를 통한 교류는 그저 인간관계의 흉내일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 주변의 중독자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그들과 더 밀접하게 교류하고 싶다고 말하고, 어떤 상태에 있든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즉, 사랑으로 비롯된 관계는 우리를 잘못된 중독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라는 말이 있다. 너무 막연하고 환상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것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사랑은 중독을 이기게 하며, 어둠에서 벗어나게 하는 힘을 준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 주는 것은 결국 우리가 정상적이며 깨끗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내가 내미는 관심과 사랑의 시작이 누군가의 삶에 빛을 줄 수도 있다는 의미도 된다. 사랑은 그런 힘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 모두의 마음에는 그 사랑이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