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길거야” 한마디의 위력
김요한 주필
작성 : 2022년 09월 22일(목) 16:54 가+가-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알 수 없다’라는 속담이 떠오른다.
그만큼 사람의 속마음을 알기가 쉽지 않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그토록 알기 힘든 사람 속을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그것은 그 사람 속에서 나오는 말이다.
그 사람의 말이 가벼우면 그 사람은 가벼운 사람일 것이며, 그 말이 경망스러우면 경망스러운 사람으로 평가해도 틀리지 않다.
그 사람의 말이 거짓되면 그 사람은 거짓된 사람이요. 그 말이 사악하면 사악한 사람으로 치부해도 될 것이다.
대통령의 말이 권위가 있는 것은 그 말이 통치권자의 뜻을 대변하기 때문일 것이다.
“누나, 저기 내 아는 도사 중에, 총장님이 대통령이 된다고 하더라고, 근데 그 사람이 청와대 들어가자 마자 영빈관을 옮겨야 한다고 하더라고,” “응, 옮길거야” (서울의 소리 이명수기자와 김건희여사간 2021년 12월 11일 통화녹치 내용이다)
그리고 10개월 후 그 말이 현실로 나타났다.
대통령실 수석들도 모르고 국무총리도 언론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는 878억원의 영빈관 신축 예산이 살며시 기재부 내년 예산에 끼여든 것이다.
급작스레 파장이 커져가자 이러다간 국민 여론보다 점쟁이말이 우선되는 정치라는 파장을 의식했던지 윤대통령이 직접 “국격에 걸맞는 행사 공간을 마련하고자 했으나 이 같은 취지를 충분히 설명 드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철회하라는 대통령의 지시가 내려졌다.
그러나 기재부가 예산을 편성하고 국회에 낼 때까지 대통령실조차 어떤 논의도 공개적으로 진행한 적이 없고, 여당도 모르게 비밀 작전하듯 예산이 세워졌으니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고 이는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그 경위를 밝혀내야 한다.
이에 추경호 기재부 장관이 결코 자유로울 수가 없을 것이며 10개월전 한 도사의 말이 그대로 이루어져 핵심 관련자로 지목될 수 밖에 없는 김건희 여사의 국정 관여도 심도 깊게 짚어봐야 할 내용이다.
어떤 사람의 말의 위력은 곧 그 사람의 신분이다. 성서에 ‘하나님이 빛이 있으라 하매 빛이 있었다’ 했고 ‘성난 파도를 향해 잠잠하라 하니 잠잠해졌다’고 했다.
‘죽은자를 향해 일어나라하니 일어났다’고도… 검사출신인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후 여지껏 당연히 국민께 사과해야 할 마땅한 어떤 사안도 사과다운 사과없이 마치 수사과정을 밀어붙이듯 일방통행과 불통으로 일관했고, 그 졸속과 오기가 자신의 결단으로 미화되어 왔는데 이번 사안은 그동안 제기되어 온 무속정치의 속내가 드러날 것 같은 상황에 그답지 않게 당황하여 조급히 불끄기에 나선 것 같다.
지금은 엄연히 청와대 내 영빈관이 존재해 있다.
이를 두고 굳이 용산에 천억원 가까운 예산을 들여 영빈관을 신축한다면 이는 정권내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제안자?인 건희씨 설득에 앞서 급한 진화에 나선것이라는 설득력 있는 의혹이 나도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후 비합리적인 선택이 잇달아 발생하는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갑작스런 청와대 이전, 뜬금없는 용산 영빈관 추진, 그것도 비밀 작전에 버금가는 수순으로 진행됨에는 사그러들지 않게 국정에 도사급들의 관여 그림자가 비쳐지는 대목이다.
이번 영빈관 추진건은 대통령의 취소 지시로 일단락 지을 일이 아니다. 전후 배경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만에 하나 국정에 대통령의 뜻이 아닌 외부의 뜻이 끼어 들 자리가 있고 대통령 스스로 이를 제어할 능력이 상실되었다면 “대통령의 하는 일에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어렵다보니 무속과 풍수의 영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컸던 것 같다?는 외국 언론의 비판 칼럼의 ‘기본이 안됐다’는 지적을 따갑게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이번 영국 국왕조문, 유엔에서의 연설차 출국을 온 국민이 ‘잘 다녀오시도록’ 기원드려야 함에도 우려했던 바 외교적 미숙함이 지적되고 현지에서의 활동 모습 또한 외빈과의 인사에 대통령보다 건희여사가 두드러지는 영상들은 이러 저러한 걱정들을 지울 수 없게 한다.
33개월만의 한일 정상회담이라는 보수 언론의 수다에도 불구 한일 관계에 있어 ‘갑’이어야할 한국이 어느때부턴가 ‘을’의 위치가 되어 일본에 회담을 구걸하는 모습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제대로 된 조문조차 못한 영국행에 전용기 이용을 자제한 영국에 예의를 그르치고 초청장이나 의전협의도 없이 전용기를 끌고 간 관광류의 조문은 질타 받아 마땅하다.
이러다가 꼬리가 몸통을 흔들어대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