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 우리의 다짐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2년 06월 06일(월) 17:04 가+가-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발발 한지 100일을 넘기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처참하게 사람이 죽어 나가고 나라 전체가 찢기고 파괴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접경을 이루고 있는 폴란드를 비롯한 인접 국가를 향해 아이를 등에 업고 정처 없이 떠나는 피난 행렬을 보면서 6·25 때 우리나라도 저런 모습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내장을 파고드는 서글픔을 주체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무슨 죄가 있어서 저런 고통을 당해야만 하는 것일까? 또 러시아는 왜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우크라이나의 참상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1950년 6월의 처참한 모습이 오버랩되어 슬픔을 억제할 수 없다. 살인자 푸틴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72년 전 김일성이 남침을 감행했을 때와 같은 생각일 것 같다.
누군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동물의 세계보다 잔인한 약육강식이다.’라고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으로 세계 정치·경제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 푸틴은 히틀러나 나폴레옹 같은 정신병자이다. 로마가 불에 타고 있는 모습을 즐긴 폭군 네로 황제보다 더 지독한 정신병자가 아닌가?
우리나라는 16개국의 도움을 받았지만 오늘날 우크라이나는 중국과 소련의 반대로 다른 나라의 직접적인 군사지원을 받지 못한다.
지정학적 위치로 유사 이래 끊임없이 외세의 침략을 받은 우리나라는 서희의 담판 외교라든가 강감찬이나 이순신 같은 지략이 뛰어난 장군이나 무명의 수많은 의병이나 승병들, 행주산성의 아녀자들까지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나라 사랑 정신으로 지켜왔고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에 항거하여 조국을 떠나서 독립군으로 싸우다 전사한 수많은 애국자들의 헌신으로 지켜온 이 나라 이 강토이다.
하지만 외세인 미·소에 의한 조국의 분단 이후 6·25 전쟁으로 인해 우리 민족끼리 적군이 되어서 싸우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생겼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왜? 수많은 젊은이들이 피 흘리며 죽어가야 했을까? 나폴레옹이나 히틀러는 전범으로 벌을 받았다.
그러나 우리 민족끼리 싸운 6·25 전쟁의 전범은 없다. 밝힐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알고도 어찌하지 못하고, 그들은 위대한 지도자로 남아있으니 이 또한 민족의 비극이다.
안타까운 것은 사랑하는 가족의 생사를 알지 못하며 38선을 사이에 두고 애태우는 이산가족의 그리움과 슬픔도 세월 따라 서서히 잊히고 있는 것이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 호국보훈이란 나라를 보호한다는 호국과 공훈에 보답한다는 보훈이 합쳐진 말이다. 어제는 6월 6일 67회 현충일 추념식이 거행되었다.
현충일은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북한 김일성 공산주의자들이 38도선 전역에 걸쳐 일제히 남침을 감행함으로써 우리 민족 최대의 수치인 동족상잔의 비극을 초래한 그날과,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생명을 초개같이 던지면서 나라를 구했던 선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함과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매년 기억하는 날이다. 우리의 아픈 과거와 호국 영령들의 나라 사랑 정신, 희생정신을 기억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과 선진 강국의 기틀을 다짐으로써 국가 발전의 초석으로 삼기 위해 정부에서 지정한 것이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의 위상을 바라보면 6·25 한국전쟁으로 인해 나라 전체가 잿더미가 되었지만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단 기간 내에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이룩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원조를 주는 나라로 발전하여 세계 속의 한국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그리고 번영은 6·25 당시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 전쟁의 상흔을 안고 묵묵히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국가유공자들의 피와 땀의 결과인 것이다. 우리는 애국선열들의 헌신에 늘 감사해야 하며 그 후손들이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복지를 확충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호국영령에 대한 진정한 예우가 될 수 있고 또한 후손들에게 보훈정신으로 빛나는 조국을 물려줄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현충일 추념사에서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는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용기로 지킬 수 있었고,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이 더욱 살아 숨 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그들의 희생을 빛나게 하는 길이라 믿는다. 더 이상 영웅들의 희생이 남겨진 가족의 눈물로 이어져서는 안 될 것이며,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영웅들의 사명이었다면 남겨진 가족을 돌보는 것은 국가의 의무이다. 확고한 보훈 체계는 강한 국방력의 근간.”이라고 했다. 반면에 북한은 끊임없는 핵보유국으로의 지위를 확보하여 적화 통일의 길을 걷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요즈음 국가안보와 보훈에 대한 인식이 점점 약해지고 있어 많은 염려를 하게 된다.
이 땅에 러시아와 중국과 북한이 존재하는 한 전쟁은 종식되지 않는다. 나라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 무기를 비롯한 각종의 전략적인 접근이 끊임없이 추진되어야 하고 전후세대들이 확고한 국가관과 안보관을 갖도록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 땅에 전쟁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우리는 물 샐 틈 없는 방어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에겐 산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