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자님, 왜 이러십니까?
김요한 시인·목사
작성 : 2022년 03월 31일(목) 16:29 가+가-

당선자님은 당선 첫 기자회견에서 “투표 결과를 다 잊어버렸다”를 반복하셨습니다.
개표 결과를 두고 국민들은 나라가 둘로 쪼개졌다고 탄식하는데 정작 당선자는 투표 결과를 다 잊어 버렸다니요. 저러다 사단이 나겠다 걱정했었죠. 0.7% 초유의 박빙당선인의 국민을 향한 외침은 ‘국민의 소리를 듣겠다’.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해왔다’, ‘국민 곁으로 가겠다’며 국민통합과 정치의 화합 협치를 외치셨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곧이어 현 청와대에서는 하루도 머물지 않겠다.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 했다가 정부 종합청사 외교부로 옮기는 것은 거의 재난 수준이니 용산 국방부로 가겠다.
국방부는 당장 비워라! 삼척동자가 들어도 웃기는 코미디가 아닌가요. 풍수지리상 청와대가 터가 나빠 그곳에서는 국정을 제대로 수행키보다 제왕적 대통령이 될 구조이니 나는 국민 곁으로 가야하니까 용산 국방부 자리다!
아무리 대통령 당선자 신분이 대단하다지만 이런 중차대한 결정에 현 정부나 여당과 협의는 하셨나요. 그토록 대변인까지 입만 열면 귀가 아프도록 외치는 국민의 의견은 들으셨나요?
미처 듣지 못했다면 과연 국민의 뜻은 어떠할까 한번쯤 생각은 하셨나요?
이도 저도 아니라면 이는 폭거요. 오만의 극치이며 제왕적 권위 행세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복기해 보시죠. 지금 국민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국정수행 전망에 응답자 절반인 49.6%가 잘하지 못할 것이라 답합니다.
반면 잘할 것이란 응답은 46%, 유수한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의 지난 21~25일, 2,512명을 대상으로 한 결과입니다.
대통령 당선 2주차때 국정운영 긍정응답은 이명박 84%, 박근혜 78%, 문재인 87%, 윤당선자는 55%인 점을 어떻게 받아들이시겠어요. 단도직입적으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결코 지지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청와대의 가치와 역사성을 아세요?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가장 한국적인 이미지의 공간이 청와대랍니다.
청와대는 미국의 백악관과 견줄 수 있는 대한민국의 상징적 브랜드입니다. 다우닝가나 엘리제궁같은 집무실은 평지에 건립되어 공원들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있는 반면 청색의 한옥 기와집이 넓은 평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뒤쪽 북악산이 병풍 같은 손길로 감싸줘 국가안위와 원수의 안위를 보장하는 근거가 되는 곳입니다. 대한민국 서울이 아름다운 것은 역사적 문화자산으로 가득차 있는데다 도시 안에 높은 산과 하천이 함께 아우러지는 금수강산의 대표적 입지이기도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수도 서울에 위치한 청와대는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는 곳만이 아니라 그 곳의 주인은 국민이요 나라인데 국민 누구와 협의도 없이 독단으로 결정한 것을 두고 역사는 어떻게 평가할지 생각해 보셨는지요.
더 좀 들어보시고 그래도 청와대 이전이 잘된 일이라 여겨지시면 그 힘으로 밀어 붙이시고, 조금 생각할 바가 있다 여겨지시면 이제라도 돌아서십시오. 그것이 곧 용기요. 국민 신뢰를 얻는길 일겁니다.
그 어떤 명분도 국민이 탐닥치 않게 여긴다면 그 뜻에 따르는 게 국민을 섬기는 자세지요.
용산은 미군기지로 오염된 땅이요. 공원 조성을 하겠다는 그 곳은 미국이 언제 돌려줄지 기약도 없는땅이요. 돌려받아도 공원조성은 7~8년이 넉넉히 걸린다네요.
또한 서촌과 북촌의 경복궁 주변은 조선이래 600년 넘게 상징적인 역사 문화공간이므로 인왕산과 북한산의 전경은 미래세대를 위해 보존되어야 할 것입니다.
청와대를 국민께 개방하는 문제는 청와대 집무실을 두고도 동선만 잘 조정하여 리모델링을 하며 경복궁과 연계하면 더 좋은 국민 공원이 될 것이며 이미 치밀하게 짜여진 보안이나 안보여건도 이를 갖추는 게 하루 이틀에 될 일이 아닐 것입니다.
제발 안보와 국방을 맡은 곳 터가 잡힌 곳인 주요부처를 몰아내고 대통령 집무실로 하겠다는 생각은 아무리 타당성을 주장해도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구데타적 발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소통을 위해서라면 청와대 개방 공간을 추가하거나 경복궁의 후정에서 청와대의 전정을 연결하면 용산에 비할 바가 아니다.
당장 청와대 이전에 대한 여론 조사를 해보시라. 그리고 국민 대다수가 반대한다면 그쳐야 한다.
행여 ‘청와대 재수 없는 곳’이라는 도사급 조언자들의 입김이 작용했다면 이는 과거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비할바 없는 비극의 결과를 예측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민주당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당선자가 모든 시급한 국정은 제처 두고 집무실 이전에 올인하는데 ‘강건너 불구경’이라니 말이 되는가. 문재인 정부 역시 부당하다 여겨지면 부당성을 용기 잇게 당선인에게 전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