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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 많은 세상 뛰어넘는 덕목 중 덕목 ‘균형감각’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2년 03월 21일(월) 17:01 가+가-
어떤 사람을 일컬어 그는 참 균형 감각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면 대단한 칭찬이다. 현대 사회는 기술발전의 속도와 환경 변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기 때문에 이런 현대사회의 구성원으로 살면서 균형감각을 갖는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러나 지식정보화 사회에서 바람직한 리더가 되려면 반드시 균형감각을 가져야 한다. 리더가 사물이나 현상의 한 단면만을 보고 전체를 평가하는 우를 범한다면 많은 추종자들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가 우리의 좋은 길잡이인 것은 우리가 일상에 매몰되어 현미경만 들여다보는 작은 안목에서 세계사적인 크고 작은 사건들을 통해 크게 보는 망원경적 시각을 가지게 해 주어 균형감각을 유지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비 많은 세상에서 살면서 균형감각을 유지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현상과 문제를 앞에 두고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객관성으로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여기에 자신의 이해까지 겹치면 투명한 사고를 하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금 번 여·야 국회의원들이 대선에만 모든 정력을 쏟으며 소모적 정쟁을 되풀이하였던 일도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지를 망각한 균형감각을 상실한 활동의 하나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최근 러시아의 전범 푸틴이 만들어낸 전쟁이야말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국한된 전쟁이 아니라 세계 질서를 어지럽히고 죄 없는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비극을 저지른, 세계사에서 또 한 편의 흑 역사를 기록하게 되는 오점을 남기게 되었다. 푸틴이 그렇게 된 배경도 권력욕 지배욕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 야욕이 가져다준 사건으로 이것 또한 국제사회에서 갖추어야 할 균형감각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런 푸틴을 국제사회는 제2차 세계대전의 주범이었던 히틀러와 비교되는 살인범으로 간주하여 그의 말로는 암살위기나 권좌에서 축출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한편 국내 사정은 그렇게 시끄러웠던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당선자가 결정되었다. 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를 구성하여 새 정부 출범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단계에 돌입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와중에 몇 가지 현 정부와 불협화음을 보이고 있어 양보와 균형감각의 미덕이 아쉬움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유연성 있는 정무 관련 균형 감각이 접점을 찾는다면 어떤 문제라도 어렵지 않게 정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충분히 갖게 한다. 특히 언론이 너무 앞서 나가면서 감정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문제 해결에 더욱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합리적인 생각으로 더듬어 보면 ‘인사, ‘사면’에 대한 의견이 상충되기 때문에 청와대 회동이 결렬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공공기관 인사는 규정대로라면 임기가 만료되는 날까지 현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았을 때 현 정부와 다음 정부는 끊어지거나 이어진다는 단편적인 해석은 단세포적인 해석으로 분명 경계해야 할 것이다. 굳이 현 정부가 인사를 해야만 하는 불가피한 사항이 아니라면 2개월도 채 남지 않은 다음 정부가 대통령의 철학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인사를 발탁토록 양보하는 것도 아름다운 미덕이며 균형 감각을 살린 하나의 묘수라 할 것이다. 다음으로 특별사면에 대한 여·야의 서로 다른 견해이다. 대통령의 특별 사면권은 죄를 면제하여 형벌을 없애주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 사면을 건의하는 사람은 건의하는 것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하고, 현 대통령이 사면을 하면 좋겠지만, 건의한 대로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을지라도 그것으로 족하게 생각하고 꼭 사면이 필요하다면 새 대통령이 취임하여 통합의 차원에서 사면권을 행사하겠다는 여유를 갖는다면 균형감각에서 이탈하지 않으면서도 국민을 편하게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현 검찰총장 거취 문제도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되어 있는 직위이기 때문에 새 정부를 위해서 퇴임해야 한다고 당선인 측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검찰총장 본인의 균형감각과 합리적인 판단을 존중해 주어 누구의 간섭도 없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수 있도록 인격을 존중해주는 성숙한 민주정부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정치인들에게 보다 교훈적이지 않겠는가? 또 국민의 관심사인 대통령 집무실이다. 당선인이 사람의 왕래가 많은 곳, 광화문으로 집무실을 옮겨 국민과 소통하면서 국정을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제시하고 있다. 소통의 아이콘으로 국민 속에서 국민의 뜻을 읽고 국민의 뜻을 좇아 국정을 펼치겠다는 대통령의 각오와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다만 장소를 물색하는 데 있어서도 경호, 안보, 비용 문제, 대중의 생각 등 합리적인 선택 또한 국민과의 소통이며, 당선인이 주장하는 소통의 큰 가치 역시 과정 과정마다 국민과의 소통에서 빛을 발 할 수 있다. 인계인수를 해야 하는 시점에서도 판단의 기준은 법과 원칙이지만, 의사결정권자의 센스와 균형 감각이 돋보여야 할 때이다. 유연성 있는 정무감각과 균형감각으로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 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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