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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휴가비 주자”는 여당…경제 효과는 ‘선별 지급’이 더 커
민주당, 8월께 전 국민 휴가비 지급 추진 중
문제는 재원…홍남기 “적자 국채 안 찍겠다”
KDI 연구 결과 보편 지급 효과 ‘30%’에 불과
반면 서울시 선별 지급 후 69% 소비 연구도
“전 국민 지원, 재정 비효율…선별 지급해야”
작성 : 2021년 06월 06일(일) 16:23 가+가-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 시급히 추진해야 할 사항이 많다. 올해 3월까지 국세 수입이 19조원 증가했다. 이는 확장 재정의 선순환 효과가 보인다는 명백한 증거다. 재정 건전성도 상대적으로 우수하므로 과감한 정책을 통해 민생을 회복해야 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밝혔다. 민주당은 오는 7월 임시 국회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통과시켜 여름 휴가비를 주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5월 제1차 재난지원금처럼 가구별이 아니라 1인당 30만원씩 지역 화폐로 지급하자는 주장도 있다. 이 경우 재난지원금을 주는 데만 15조원이 든다. 여기에 소상공인 손실 보상을 위한 자금이 포함돼야 하고, 보상에서 제외된 피해 업종의 초저금리 자금 대출 비용까지 포함하면 추경 규모는 30조원까지 불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전히 문제는 재원이다. 내년 예산이 “600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이 벌써 나오고 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내년 본예산 증가율을 6% 안팎에서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안도걸 기재부 제2차관(당시 예산실장)은 지난 3월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2022년 예산안 편성 지침 사전 브리핑에서 “2020~2024년 계획상 내년 예산 증가율은 6%로 잡혀 있다. 중기 계획상 총지출 증가율을 줄여갈 것”이라고 했다.
올해 본예산(558조원)에 6% 증가율을 적용하면 591조원이 된다. 그러나 최근 3년간(2019년 9.5%·2020년 9.1%·2021년 8.9%) 본예산 증가율이 연평균 9% 안팎을 기록했고, 정치권의 추경 편성 요구를 고려할 때 이는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기재부의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내년 예산을 589조원으로 가정하더라도 나랏빚은 1070조원까지 늘어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50.9%까지 오른다.
이에 따라 ‘곳간지기’는 벌써부터 보편 지급에 선을 긋고 나선 상황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연구기관장·투자은행(IB) 전문가 간담회에서 “제2차 추경 편성을 검토하겠다”면서도 “재원은 적자 국채 발행 없이 추가 세금 수입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별 지급이 더 바람직하다”는 소신이 있는 홍남기 부총리가 여당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움직임에 공식적으로 제동을 건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의 의견대로 국내·외 연구기관·학계 의견도 선별 지급이 더 우세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뒤 지원금 사용 가능 업종의 매출액이 전체 투입 예산 대비 26~36%만큼 증가했다. 정부가 전 국민에게 14조원가량을 줬지만, 실제 소비로 이어진 것은 4조원가량이 불과하다는 얘기다.
김미루 KDI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진자 수 등 다른 조건이 모두 동일하다고 가정하고) 재난지원금을 주지 않은 사회와 준 사회를 비교했을 때 추가 소비 증진 효과가 투입 예산 대비 30%가량이라는 것”이라면서 “나머지 70%는 (재난지원금을 받은) 가계에서 빚을 갚거나, 저축을 했을 수 있다. 매출액 감소가 컸던 대면 서비스업에서는 효과가 미미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KDI는 지난달 12일 상반기 경제 전망을 발표하며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을 상당히 많이 지출했다. 이를 조금이라도 더 효과적으로 쓰고, (긍정적 파급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취약 계층에 집중해 선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방역 조치가 더 강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데, 충격을 받는 취약 계층 위주로 돕자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할 경우 그 효과는 보편의 2배를 넘는 70%가량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엄상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가 같은 달 28일 안민정책포럼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지난해 4~5월 서울시로부터 평균 35만6500원을 받은 중위 소득 이하 118만여 가구는 이 중 24만6000원을 썼다. 소비 지출 효과는 69%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또한 앞서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하는 편이 더 낫다고 권고한 바 있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2월17일 KDI의 개원 50주년 콘퍼런스 서면 인터뷰 답변지를 통해 “(한국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은) 어느 정도의 표적 지원이 타당하다”면서 “(재난지원금 지급에 쓰이는 재정은) 공공 재원인 만큼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국가 재정은 한정적인데, ‘휴가비’라는 명목으로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주는 것은 효율적으로 쓴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재정 승수(재정 지출이 국민 소득을 얼마나 더 늘리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를 바탕으로 정책 효과를 평가하면 당장 돈이 필요한 가구에만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선별 지급이 더 낫다”고 말했다.
/이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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