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계절에
김철수 아동문학가.美CUC대학교 부총장
작성 : 2020년 10월 25일(일) 16:43 가+가-

‘코로나 19’의 창궐로 인해 전 세계가 일상적인 생활을 상실한 채 허우적 대기를 2020년 내내 지속되고 있다. 경제는 물론 사회 어느 한 곳이 제대로 돌아가는 곳이 없고 불안과 공포속에서 창살 없는 감옥과 같은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 금년 봄에는 꽃은 피었지만 그 꽃을 반겨 맞는 상춘객이 없었고 여름이 익어갔지만 시원한 바닷가로 나와 물살을 가르며 시원스럽게 달리는 피서객도 없었다. 하고 싶은 말조차도 하지 못한 채 입마개(마스크)를 쓰고 만나고 싶은 가족이나 친구나 이웃조차 생활거리를 두어야해서 마음대로 만나지 못하는 답답한 시간 들이 너무나 길게 이어지는 바람에 온 국민이 병이 날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판에는 황금빛 벼가 추수를 기다리더니 불과 며칠 사이에 집으로 거둬들여 기록을 깨트린 금년의 긴 장마와 상상을 초월한 폭우와 홍수와 태풍을 겪으면서도 나름대로 고개를 숙인 벼들을 보니 그나마 하늘을 보고 땅을 보며 살아가는 농부들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도 했다.
평년작의 60%정도 밖에 거둬들이지 못한 금년도 추수였지만 그나마 하늘에 감사를 드리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만이 가장 최선의 삶의 자세이기 때문이다. 가을은 늘 이렇게 풍료롭고 위대하기만 했다. 아름다운 단풍과 풍선한 오곡백과를 보면서 제일 먼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감사이기 때문에 가을은 감사의 계절이라고 하지 않던가?
어떤 사람이 일반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가지 실험을 했는데 한 달 동안 어느 가난한 동네를 선정한 후 매일 대문 앞에 현금 1만 원씩 든 봉투를 놓아두었다. 처음에는 동네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고 자기 집 앞에 놓여있는 돈 봉투를 어떻게 처리할지 몰라 망설이더니 다음 날 부터는 서로 이웃 간에 이 돈이 무슨 돈인지를 궁금해서 물어보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어떤 독지가가 어려운 이 동네 사람들을 위해 아무 조건없이 하루에 1만 원씩 희사하는 돈이라는 것을 알게되자 그 독지가에 대한 감사와 함께 입에 침이 마르도록 고마움을 칭찬하기에 바빴다. 이렇게 10여 일이 지나자 마을 사람들은 이른 아침이 되면 일찍 일어나 현관이나 대문 앞에 돈 봉투가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기 위해 밤잠을 설치며 기다리기 시작했고 20여 일이 지나자 당연히 받을 돈처럼 생각하며 독지가에 대해 감사하거나 고마워하는 마음조차 사라진 채 돈봉투만 집어갔다.
그런데 실험 기간이 끝나는 1개월이 다 되어 매일 아침 돈 봉투를 집앞에 놓아두던 사람이 그냥 지나가자 마을 사람들은 하나둘 모이더니 “왜 오늘은 돈 봉투를 주지않고 그냥 지나갑니까? 어서 우리 돈을 주고 가세요”라고 불평하며 요구를 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받은 돈에 대해서 감사 하기는 커녕 도리어 화를 내는 것을 보면서 모든 사람들의 심리상태가 당연히 감사해야 할 경우에도 감사하지 못하고 오히려 불만과 불평과 배은망덕까지도 서슴치 않는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감사에는 세 가지 단계가 있는데 첫 번째는 ‘만일 감사(If)이다. 예를 들자면 좋은 환경이 주어지면 감사 하는 경우이다. 두 번째는 ’ 때문에 감사(Because)’ 로 이것은 감사할 조건이 갗춰져 있을 때 하는 감사이다. 세 번째 단계로는 ‘그럼에도 감사(Nevertheless)’ 로 환경과 조건이 나쁘고 고난과 역경이 닥쳐와도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그리고 이웃의 따뜻한 배려 등에 감사하는 것이다. 이런 감사야말로 성숙된 참된 감사이다.
감사는 축복의 씨앗이며 사람을 가장 아름답게 해주는 미덕의 핵심이다. 복을 받거나 은혜를 입고 감사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당연한 일이지만 고난과 역경 가운데서 감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웃을 일이 있거나 기쁜 일이 생겨서 웃는 것은 당연하지만 웃다 보니까 기쁜 일이 생기고 행복해지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가을이 성큼성큼 익어가는 이 계절에 감사를 생활화하는 습관이 우리 몸에 배어있도록 하는 것은 행복의 지름길을 걷는 것과 같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