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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골목길에 담은 현대인의 공허와 허무
롯데갤러리, 내달 1일 김정연 작가 ‘바람 그리고 바람 wish and wind’展
작성 : 2014년 11월 27일(목) 16:28 가+가-
롯데갤러리에서는 12월 1일부터 14일까지 14일 간 김정연 작가의 초대전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김정연의 일곱 번 째 개인전으로 오래된 골목길 풍경에서 현대인의 소외와 공허의 감성을 담아낸 회화 작품 22점을 선보인다.
김정연은 바다 풍경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이다.
기존에 선보였던 바닷가 풍경은 표현의 과잉을 걷어낸 것으로 수평선과 물길, 잔잔한 파도, 야트막한 섬 하나하나에 화자(話者)의 심상을 차분히 대입시키며, 최대한 절제된 회화를 선보였다.
더불어 인물이나 구체적인 상황 배치 없이도 보는 이에게 해석의 여운을 남기며 관조 이상의 사색을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절제는 화폭 밖의 감상자를 외려 화폭 안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
작가의 회화적 실재성이 돋보였던 2013년 작품전 ‘집으로 가는 길’은 그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공허와 허무의 감성이 우리 주변의 사라지는 골목과 적절히 교차된 예이다.
광주의 월산동, 산수동, 풍향동, 전남 목포 온금동 등 지역의 쇄락을 고스란히 담아낸 듯한 골목길 풍경은 다소 서글픈 향수를 자극하며 보는 이의 현재를 투영시켰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전의 타이틀은 ‘바람 그리고 바람 wish and wind’이다.
동음이의어로 인식되는 전시 주제의 주요 음절은 담담한 서사를 부여한다.
작품은 지난 개인전과 유사한 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좀 더 구체적인 정서가 돋보인다.
화폭에는 도시 곳곳 오래된 골목의 점집과 교회 등이 주로 등장한다. 점집 지붕 위 얇은 대나무에 엮인 흰색, 붉은색의 서낭기는 파란 허공을 나부끼는데, 출세와 영욕, 일상의 안위 등의 기원이 담긴 깃발이 상징하는 현재의 욕망은 첨단이라는 시대의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동시대와 흥미로운 대비를 이룬다. 현대인의 일상에 대한 불안과 강박, 그리고 생에 대한 욕구는 시대를 막론하고 피안의 장소를 찾게 한다.
돌아서면 허무한 바람(wish)일 수 있는 기원의 행위들은 일상의 분주함 속에서 사라지고, 그러한 간절한 기원과 욕망의 산화, 이 덧없는 반복이 만들어내는 삶의 공기를 작가는 건조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작품 속에 유일하게 등장하는 생명체인 길고양이와 백구는 단순히 삶에 대한 추억을 상징하다기 보다는, 우리네 생에 대한 깊은 연민을 대변하며 작가만의 은유적 화법을 주지시킨다.
어찌 보면 김정연의 회화 전체에 흐르는 감성은 생의 신산함이다. 자칫 상투적일 수 있는 소재들을 균형 잡힌 구도와 서정으로 버무리는 작가만의 구성력은 시간을 거듭할수록 원숙해지는 느낌이다.
삶터의 재현이라는 자못 평범함 표현 범위 안에서 일상적 공감, 종국에는 ‘체감’을 보다 깊이 있게 끌어내는 방법은, 결국 서로의 삶이 원숙해지고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이 깊어지는 데 있을 것이다.
일상의 민낯을 들여다보게 하는 김정연 회화의 매력을 많은 분들이 교감할 수 있기를 바라며, 연말의 시작점, 작가가 제시하는 공허함의 한 켠에서 우리의 일상을, 더불어 그 일상을 감싸 안는 생의 번민들을 발견하고 또 치유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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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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