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의 시행은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로 판단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4년 10월 07일(월) 16:32 가+가-

금투세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한동훈 대표는 “최소한 내년 시행은 유예하고 계속 논의하자”라고 제안했다. 이재명 대표는 “일정 기간 대폭 완화해 시행하는 것을 검토하자”라고 답했다. 이대로는 시행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셈이다. 이 대표는 “면제 기준을 연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리자”라고 주장해 왔다. 야당 대표까지 가세하면서 손질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약세장의 영향으로 금투세 반대 목소리도 커졌다. 폐지, 유예, 기준 완화 중 하나로 결론 날 가능성이 크다.
금투세는 주식·채권 등 금융투자로 얻은 수익에 매기는 세금이다. 일종의 금융 양도소득세다. 2023년 도입하려다가 조세 저항을 우려한 여야가 내년 1월로 연기했다. 연간 5000만 원을 공제한 뒤 나머지 수익에 세금을 물린다. 1억 원 수익을 올렸다면 5000만 원 공제하고, 5000만 원에 과세하는 식이다. 개인투자자만 세금을 낸다. 과세 대상인 연 5000만 원 이상 수익을 올리려면 적어도 5억 원 이상 굴려야 한다. 5억 원 이상 상장 주식을 보유한 개인은 지난해 말 전체의 1%인 14만 명 선이다.
한편 나라의 세입전망을 추계하는 일도 금투세 시행여부를 판단하는 좋은 기준이 될 수 있다. 임형철 기재부 재정정책국장은 “내년 회복된 세입 기반을 바탕으로 의무지출 등 필수 재정소요를 지원하기 위해 2026년부터 총지출 증가율을 상향할 계획”이라며 “내년은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총수입 증가율과 경상성장률 범위 내에서 총지출 증가율을 관리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꾸준히 국세수입이 늘며 2026년에는 400조 4000억 원으로 사상 첫 400조 원 대를 돌파한 이후 2027년 421조 4000억 원, 2028년 444조 3000억 원을 기록하며 연평균 4.9%의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 같은 국세수입 예측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56조 원 규모의 세수결손에 이어 올해도 20조 원 이상의 세수 펑크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올해 20조 규모의 세수 결손이 발생된다면 정부가 예상한 국세수입 전망치를 맞추기 위해서는 내년에만 47조 원 가까이 세입이 늘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달성 불가능한 수치다. 필자의 주장은 이러한 미래예측은 세원을 발굴하지 않으면 당장 세수결손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대규모 세수 펑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여야 모두 지속가능한 재정을 위해 전체 세제를 살펴보면서 돈이 얼마나 더 필요하고 누가 부담해야 할지를 토론하는 게 맞다”라고 생각하며, ‘당’보다는 전문가 의견을 더 반영하여야 한다.
중앙일보 서경호 논설위원이 전문가들로부터 인터뷰한 내용을 기고하였는바, 시행여부를 판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되어 그 일부를 인용한다. ‘금투세의 설계자’로 불리는 최운열 전 민주당 의원은 전국금융학회장을 지내고 금투세 도입 역사를 잘 아는 전직 의원 입장에서 인터뷰에 임했다.
“금투세는 투자자 친화적이고 선진화된 제도다. 주식 매매차익 비과세는 말할 것도 없고, 금투세의 주식 매매차익 5000만 원 공제도 ‘근로소득자’에 대한 차별일 수 있다. 몇 년간의 치열한 논의의 결과로 나온 금투세를 심층적인 검토도 없이 한두마디 말로 바꾸는 게 과연 옳은가?” 또한 한투연 ‘성과’에 할 말 잃은 경제관료들은 한투연이 성과로 자랑하는 공매도 금지, 금투세 폐지, 대주주 기준 상향등이 발표될 때마다 경제부처 관료들은 할 말을 잃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 관료의 입을 닫게 만든 이런 정책을 조언한 이들을 경계해야 한다.
정반대 입장의 한투연과 최운열 전 의원의 견해가 일치하는 대목 하나가 있다. 금투세 유예는 불확실성만 키운다는 거다. 보완 후 시행이든, 시행 후 보완이든, 일단 예정대로 실시하는 게 낫다고 본다. 이용우 전 의원은 “향후 5년의 손실 이월공제를 과거 5년의 손실에도 소급 적용할 수 있게 보완해 개인투자자의 수용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라고 제안했다. 금투세 유예는 당장의 어려움을 피할 수는 있지만 이제까지 겪어온 혼선과 논란을 다시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비용이 크다.
여러 의견을 종합해 보면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정의가 구현되어야 함이 공정성과 형평성을 담보하는 정책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때문에 금투세는 당초 약속대로 내년 1월에 과세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야가 정치적인 유 불리를 셈하면서 유권자 표밭관리에 잔머리를 돌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나라의 미래를 위하는 정치지도자들은 없고 권력투쟁에 혈안이 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개탄스러워할 뿐이다. 일단 시행 후에 시행착오가 발생하면 보완하면 될 것이다.
금투세는 금융자산이 많은 부자들에게 부과하는 대표적인 부자세이다. 금융소득 5000만 원이면 경력이 꽤나 많은 봉급자의 연봉에 해당된다. 봉급자들의 봉급을 우리는 유리 봉투라 한다. 매월 철저히 계산하여 꼬박꼬박 세금을 바치고 있지 않은가? 때문에 금투세 과세는 여러모로 소득 재분배 효과도 가져올 수 있는 좋은 세원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주식거래자수는 1400만 명이며 그중 5000만 원 이상 소득자는 14만 명이라니 1%에 해당된다. 이러한 분석이 불공정, 불공평하다 할 것인가? 내년에 과세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