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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작가, 400년전 ‘임진왜란 영웅’ 사명대사 소환하다
임진왜란 배경 장편소설 ‘칼을 품고 슬퍼하다’ 출간
조선백성 구한 ‘살아있는 부처’ 사명대사 할인검 이야기
이 작가 ‘한복 입은 남자’ ‘테헤란로를 걷는 신라공주’ 집필
작성 : 2023년 09월 21일(목) 16:50 가+가-
나주의 연극단체 ㈔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의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인 이상훈 작가가 사명의 칼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름난 피디에서 박스미디어 대표로 변신한 이 작가는 사명이 출생한 밀양에서 태어난 운명적인 인연으로 펜을 들게 됐다.
소설은 사명의 어린 시절, 천재 소년으로 불리던 응규의 첫사랑 이야기로 시작한다.
첫사랑 아랑과의 가슴 뛰는 사랑도 잠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아랑과 어릴 때 잃은 형제, 그리고 부모의 죽음까지 겪으며 고통스러워하던 사명은 자신을 짝사랑하던 미옥을 끝내 뒤로한 채 승려의 길로 들어선다.
조선은 이미 유학을 숭상하는 나라였다. 그런 조선에서 승려의 길로 들어선 사명은 학문을 게을리하지 않고 불교의 과거시험이라 할 수 있는 승과 시험에서 장원을 차지한다.
그러나 승려로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다. 다만 그의 학문의 깊이를 알아본 사대부들과 시문을 나누고 우정을 나눌 뿐이었다.
그러던 중 임진왜란의 거친 물살이 조선을 덮친다.
내란을 잠재우기 위해 조선으로 눈을 돌린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왜군은 잔인하게 미쳐 날뛰었다.
값으로 매겨져 왜군의 수익이 될, 코가 잘린 백성의 시신이 산을 이루고, 노예상들에게 팔기 위해 끌고 간 어린아이와 여인들은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었다.
곡식은 물론이거니와 서책들마저도 훑어갈 정도로 조선의 산하는 왜군들에 의해 피폐해져 갔다. 사명은 조국의 현실에 더 이상 눈 감고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불살생의 교리를 가장 앞세우는 불교의 승려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명은 고뇌에 빠진다. 살생을 일삼는 무리들을 물리쳐 달라고 기도했다. 죽은 백성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그리고 눈물을 머금은 채 부처님께 용서를 구하며 칼을 들었다. 오직 백성들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사명은 이렇듯 처절하게 임진왜란의 전면에 승군 대장으로 등장해 왜군과 맞섰다.
승장(僧將)으로서의 사명은 유학을 신봉하는 조선 사관들이 기록해 놓은 것보다 훨씬 뛰어난 전쟁 영웅이었다.
왜군 장수 가토 기요마사의 목을 움츠러들게 한 “그대 목이 조선의 보배”라는 일갈처럼 사명의 활약상은 그야말로 종횡무진 눈부신 것이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그 어떤 전투의 그 어떤 승리보다 참으로 값진 것은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 포로들에 대한 사명의 측은지심이었다.
오직 자신의 권세만을 누리려는 조선의 권력자들이 외면해온 조선인 포로들을 위해 사명은 거침없이 적의 소굴로 들어갔다.
일본의 많은 적들이 사명에게 글 한 줄을 얻기 위해 줄을 서고, 사명의 가르침을 받으려 머리를 조아렸다.
사명은 무도한 일본의 적들에게 결국 문(文)이야말로 무(武)를 이기는 진리임을 설파하고, 그들로 하여금 고개를 숙이게 했다. 그리고 끝내 일천오백 명에 달하는 조선 백성을 데리고 고국으로 돌아온다.
이상훈 작가는 소설을 통해 사명대사를 이렇게 결론짓는다.
이 작가는 21일 “임진왜란에는 이순신만이 아니라 ‘사명’이라는 영웅도 존재했다”며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인 포로들에겐 사명이 곧 살아 있는 부처님이었다”고 말했다.
박스미디어 대표로 활동 중인 이상훈 작가는 KBS 프로듀서로 방송계에 입문한 후 SBS에서 수많은 히트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 채널A 제작본부장으로도 취임해 개국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그는 첫 에세이집 ‘고향 생각’을 비롯해 ‘더 늦기 전에 부모님의 손을 잡아드리세요’, ‘상식이 통하는 나라에 살고 싶다’를 비롯해 소설 ‘한복 입은 남자’, ‘테헤란로를 걷는 신라공주’ 등을 펴냈다.
/한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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