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희생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2년 12월 28일(수) 16:26 가+가-

주전 300여 년 전 알렉산더 대왕은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들을 정복했다.
어느 날 알렉산더는 작은 군단의 병사들을 이끌고 강력한 방어벽을 쌓은 한 성을 정복하고자 했다. 알렉산더는 성벽 밖에 서서 큰소리로 성주를 만나겠다고 소리쳤고, 성주가 모습을 드러냈다. 알렉산더는 당당하게 성주를 향하여 항복하라고 외쳤다. “내가 왜 당신에게 항복하는가? 우리의 군대가 훨씬 많아서 당신들은 우리에게 위협이 되지 않소.” 그러다 알렉산더 대왕은 “당신들이 왜 항복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보여 주겠소.”라며 군사들을 한 줄로 서게 한 뒤 30미터도 넘는 절벽으로 곧바로 행진을 시켰다.
그러더니 그들은 한 사람 한 사람씩 주저하지 않고 행진하여 절벽 밑 바위로 떨어지는 것이었다. 모두 충격에 빠졌다.
그 행렬은 10명이 떨어져 죽은 뒤에야 멈췄다. 그 모습을 본 성주는 알렉산더 대왕에게 항복했다. 그들은 자신의 목숨까지도 기꺼이 바치는 사람들은 아무도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10명의 목숨을 통해 쉽게 항복을 얻어냈지만, 그것은 정말 가치 있는 죽음이었을까?
우리는 과연 이런 결정을 내린 알렉산더를 위대하다고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마음에 남는다.
오래전 이스라엘과 이집트 사이에 전쟁이 났다. 그때 외국에서 유학하던 이스라엘 학생들은 일제히 약속이나 한 듯 귀국해서 전쟁터로 자원했다. 공교롭게도 미국의 한 하숙집에 이스라엘 유학생과 이집트 유학생이 하숙하고 있었는데 전쟁이 나자 같은 날 두 사람 모두 사라졌다. 알고 보니 이스라엘 청년은 조국에 가서 전쟁에 가담하였고, 이집트 학생은 끌려갈까 봐 다른 곳으로 피난을 간 것이었다. 이것은 단순히 그 두 사람의 상반된 모습이 아니라 이스라엘과 이집트라는 나라의 전쟁을 대하는 마음가짐의 실제 차이였다.
당시 이스라엘 민족은 300만이고 이집트는 1억이 넘는 대국이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300만 모두가 단합하였으며, 이집트는 제각기 뿔뿔이 흩어져 지리멸렬했다.
이집트의 하늘에는 이스라엘 전투기가 항상 떠 있었는데, 놀랍게도 조종사들 중 한 사람은 만삭된 임신부였다. 즉, 이스라엘은 노인과 영아를 제외하고는 모두 군인이었다. 이집트는 결코 그런 이스라엘을 이길 수가 없었다. 결국 이집트는 할 수 없이 항복하였다. 그리하여 오늘의 이스라엘은 사막 위에 도시를 건설하고 늪지대와 모래땅을 적셔 비옥한 옥토로 만들고 수백 마일 밖에서 물을 끌어들여 사막을 전천후 영농 농장으로 만드는 등 선진국이 되었다. 그 전쟁에서 보였던 이스라엘 국민들의 단합과 애국심은 그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고도 남은 위대한 정신력이었다.
전쟁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진짜 희생이라고 보아야 하냐는 것이다. 사실 알렉산더 대왕의 대담하고 영특한 전략은 큰 싸움이 아닌 10명의 희생으로 승리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항복한 성주야말로 헛된 죽음을 맞이하게 될 자신의 성민들을 위하여 어렵고도 고통스러운 선택을 한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희생이다.
이집트가 이스라엘에게 열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의 전투력과 기술이 부족했던 것이 결코 아니다.
이스라엘 국민들이 나라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서슴지 않고 전쟁으로 뛰쳐나왔던 수많은 사람들의 그 희생정신을 이길 수 없었던 것이다. 그것으로 이스라엘은 이집트를 항복시켰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을 위하여 희생하며 살아갈까? 진정한 가치를 볼 수 있어야 헛되지 않는 희생이 가능한 것이다. 당신의 인생에 늘 가치 있고 후회 없는 희생만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