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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발루의 비극은 무엇을 말하는가?
이창용 前 순천대학교 외래교수
작성 : 2022년 10월 03일(월) 16:52 가+가-
호주 북동쪽 4,000㎞ 지점에 국토면적 26㎢에 인구 1만 1,000여 명인 작은 섬나라 투발루는 지금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전 국토가 서서히 바다에 잠겨 들어가고 있어 주민들은 이곳을 떠나야 할 상황이다. 이에 투발루 정부는 호주에서 자국민을 받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러나 뉴질랜드에서 이민 쿼터를 수용해 2002년부터 이주가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태평양 한가운데 8개의 아름다운 산호초 섬으로 이루어진 이 나라는 국토가 평균 해발고도 3m로 낮고 평평해서 해수면이 몇 미터만 상승해도 수몰될 위험에 처한다. 2021년 11월 4일(현지시간) 투발루 정부의 외부무 장관 사이먼 코페(Simon Kofe)가 물이 무릎까지 차오른 바다에서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 위기에 처한 태평양 섬나라의 슬픈 현실을 호소하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하 COP26) 연설 장면을 공식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지구는 지난 19세기 중반부터 점점 더워지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1860년에서 1940년 사이에 지표면 온도는 약 0.4℃ 상승했고 1940년부터 1980년까지는 0.1℃ 떨어졌으며, 그 후 20년 동안 다시 0.3℃ 상승했다. 이러한 온도 상승은 지구환경에 다양한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20년 동안의 급격한 기온 상승은 세계 곳곳에서 환경 재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전문가들은 산업혁명 이후 급속히 증가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지구 온난화의 주요 원인으로 생각하고 있다.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량은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25% 이상 증가했는데, 특히 지난 20세기 후반부터 증가세가 더욱 높아졌다. 이렇게 늘어난 이산화탄소는 지구에 도달한 태양에너지를 지표면에 머물러 있게 함으로써 지구 전체의 기온을 상승시키는 온실효과를 가져왔다. 이산화탄소 외에도 메탄가스와 아산화질소, 그리고 에어컨이나 냉장고에 사용되는 프레온(Freon) 가스도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다. 특히 프레온 가스와 메탄가스의 단위 분자 당 온실 효과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각각 1만 2000배 및 24배나 된다.
현제 기체별 지구 온난화 기여도는 이산화탄소가 54%로 가장 크며, 프레온가스가 24%, 메탄가스 12%, 오존 7%, 아산화질소가 6%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면 해수가 팽창하고 남극과 북극의 빙하와 고산지대의 만년설이 녹아내려 해수면이 높아진다. 그밖에도 기상 이변이나 생태계 변화 등 그 영향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육상 생태계가 아열대성으로 변하고 있으며, 근해에서 잡히는 어종의 경우 1990년대 이후 한류성인 대구와 명태는 급격히 감소하고 난류성인 멸치와 오징어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바다가 더워져 태풍 발생이 잦고 강해졌으며, 적조도 더욱 심해졌다.
최근 발표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말에는 지구의 평균 온도가 1.4~6.4℃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해수면은 2030년까지 20㎝ 2100년까지 1~2m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지구상의 많은 도시가 해안 저지대에 자리하고 있고 농경 활동도 주로 이러한 곳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같은 해수면 상승은 세계 경작 면적의 3분의 1, 그리고 10억 인구의 생활 터전을 앗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집트, 방글라데시, 태국, 파키스탄, 인도 등의 해안 국가와 일본, 인도네시아 등 섬나라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국가별로 보면 2011년을 기준으로 중국이 26%로 가장 많고, 미국 17%, 유럽연합 11%, 인도 6%, 러시아 5%, 일본 4%, 캐나다 2%, 브라질 1%, 나머지 국가들이 29%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엔은 1988년부터 석탄과 석유 사용량의 감축 등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지만 그다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 환경회의에서 석탄과 석유 사용량의 감축 및 그 시한을 결정하려 했으나 산유국의 반대로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1997년에, 가까운 장래에 이산화탄소의 배출 삭감을 목표로 하는 국제협약인 교토의정서를 미국을 비롯한 많은 산업 국가들이 참여하여 채택했지만 성과는 별로 없었다.
지난 1997년 당시 미국의 클린턴 정부는 초기 의정서 채택에는 참여했지만 그 후 어떤 정부도 비준은커녕 국회 동의조차 구하려 하지 않았다. 참여를 거부하는 이유는 교토의정서가 여러 가지 면에서 비현실적이며, 비준하게 되면 물가상승이나 고용 해고와 같은 경제적 악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당선되자 바로 파리 기후협약에 가입함으로써 일반적인 견해인 인간에 의한 온실가스 증가를 동의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는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투발루의 비극은 인류 비극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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