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비결
문민용 논설위원
작성 : 2022년 09월 28일(수) 16:45 가+가-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자주 나타내는 것은 무엇일까? 그건 아마 감정일 것이다. 그만큼 감정에 잘 휘둘리고 이끌린다는 뜻이기도 하면서도 또 매우 다양한 감정들이 우리 안에서 변화되어 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감정을 어떤 방법으로 표현할까? 가장 쉽게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표정이다. 깊은 내면까지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가벼운 감정의 변화들은 표정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우리는 말을 통해 자신의 기분이나 상태를 표현한다. 가장 직접적이고 이해가 쉽다. 그 외에도 우리는 음악이라는 도구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노래 가사에 마음을 담기도 하고, 아니면 누군가가 쓴 노래를 내 감정에 빗대어 보며 감상하기도 하면서 감정을 다스린다. 또 격렬하게 춤을 춤으로써 표현하기도 한다. 유명한 스포츠 댄스들은 그 종류가 다양한데 제각기 다른 방식의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방법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감정, 즉 자기의 마음을 표현한다. 더 발전하여 그런 감정을 교류하고 나누는 것이 관계를 형성하는 통로가 되어준다. 그 좋은 예가 바로 대화이다. 대화만큼 간편하게 교류하는 방법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대화는 좋은 관계를 만든다. 그렇다면 좋은 대화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정답은 없다. 반대로 생각해 보자. 어떻게 대화하면 실패할까? 그것을 주의한다면 좋은 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대화할 때 주의할 점을 함께 살펴보자.
몇 년 전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를 우연히 보았다. 한 회차에서 3남매 중 둘째 딸의 서러움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다. 덕선이라는 주인공이 공부는 잘하지만 성격이 괴팍한 언니와 자기보다 더 잘난 것이 없지만 아들이라서 귀한 동생 사이에서 잘 참아내고 인내하며 나름 기특하고 착하게 잘 생활한다. 하지만 언니보다 3일 늦은 생일이라서 늘 언니의 생일에 같이 축하를 받으며 제대로 된 생일상을 받아보지 못한 덕선이가 그 서러움이 터져 나와 울부짖는다. 보는 내내 짠하고 안쓰러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덕선이가 다른 방식으로 잘 표현했더라면 부모님이 그 진심을 알아주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대화를 할 때 우리는 한 가지만 말할 때가 많다. 사실만 말하거나, 아니면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만을 쏟아낸다. 또는 자기가 원하는 것, 즉 바램을 주장하기도 한다.
덕선이도 그랬다. 올해는 무조건 생일을 따로 해달라고 떼썼다. 불행히도 그 안에 오랫동안 쌓여온 서러움과 눈물은 담기지 못해 전달되지 못했다. 만약 덕선이가 진지하게 사실, 감정, 바램을 다 담아 표현했다면 그 진심이 조금은 더 전해졌을지 모른다. 우리가 대화를 실패하는 이유이다.
한 가지만 쏟아내지 말고 “사+나+바”를 기억하자.
우리가 대화를 실패하는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잘못 쓰고 있는 표현이 있는데 바로 “틀린 그림 찾기”이다. 두 개의 그림에서 다른 점을 찾는 것인데 우리는 틀린 것을 찾는다고 표현한다. 그 단어 외에도 삶 속에서 그 단어를 혼동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그게 우리의 관념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내가 옳다는 생각을 가지고 상대방을 설득시키려는 대화를 할 때가 많다. 서로 자기가 옳고 상대방이 틀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화가 잘되지 않는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내가 맞고 네가 틀린 것이 아니라 나와 너, 그리고 우리 모두는 단지 다른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 없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듣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경청”이라는 단어에서 “청”은 들을 청이라는 한자로 여러 가지 한자가 합쳐서 만들어진 글자로 귀, 눈, 마음이 담겨있다. 즉 귀로 듣고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공감하는 것이 진짜 듣는다는 의미이다. 과연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말에 그렇게 듣고 있을까? 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이다.
대화를 실패하는 이유들을 살펴보았다.
이것들을 주의하면 우리는 좀 더 좋은 대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먼저 말을 바꾸고, 마음을 바꾸고, 태도를 바꾼다면 분명 대화가 달라지고 관계가 달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