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통제 연상, 이율배반”…市 “제3자 개입 방지” ‘시민시장’ 시대를 맞아 ‘열린 청사’를 지향해온 광주시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가입 찬반 투표를 계기로 근무시간 이외 청사 출입을 차단해 과잉 통제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광주시와 광주시공무원노조에 따르면 시 노조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오는 11일까지 전공노 가입 찬반 투표에 돌입한 가운데 투표 이틀째인 이날 오전 청원경찰과 자치행정국 일부 직원 등이 투표를 저지하기 위해 출입문 곳곳을 통제했다.
출입 통제는 투표 10분 전인 오전 6시50분께부터 진행돼 ‘근무 전 투표’가 완료된 오전 9시께 풀렸다.
1층 주출입구를 비롯해 지하 1·2층, 의회동 등 주요 길목 5곳에서 통제가 이뤄졌고, 공무원 신분증을 패용하거나 지문인식이 승인된 공무원에 한해 출입이 허용됐다.
이 과정에서 노조 측과 통제하는 직원들간 몸싸움과 언쟁이 곳곳에서 빚어졌고, 방문증이 없는 시민들은 꽃샘추위를 견디며 통제가 풀리길 한동안 기다려야만 했다.
시 관계자는 “노조원이 아닌 제3자 개입 등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범죄용의자 검문검색에 가까운 문전단속이 이뤄지면서 “열린 청사 맞느냐. 시민에게 돌려 드리겠다는 말은 거짓이었느냐”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한 시민은 “몇 년 전, ‘광우병 쇠고기’ 파동 속에 치러진 5·18 기념식 때 사상 최대 경호작전이 펼쳐졌던 씁쓸한 기억이 오버랩된다”며 혀를 찼다.
노조원들은 청사 로비에서 “이게 시민시장이 할 일이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피킷 시위와 함께 거칠게 항의했다.
청사 뿐만 아니다. 직원 통제도 상식 밖이다.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이 지시사항이다. 점심시간에는 부서장 통제 아래 배달음식을 먹거나 구내식당을 이용할 것을 지시했다. 근무시간 외 투표행위를 사실상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 직원은 “혹여나 투표할까 팔과 다리를 모두 자르는 것 아니겠느냐, 뒤숭숭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해도 너무한다. 공무원은 인권도 없느냐”고 푸념하는 이들도 적잖았다.
전날에는 경찰 100여 명이 청사 내부에까지 출동했다. 인권침해감시단이 ‘투표를 방해한다’며 시장실을 항의 방문했다가 청경들과 대치하자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투입됐다.
노조 관계자는 “이런 방식의 통제와 감시는 엄연한 투표방해이자 인권침해고, 시민시장의 이율배반”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시민시민으로 친(親)노조 성향을 보여온 윤장현 시장의 한 측근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상 청사관리 책임자는 시장이지만 온전히 시장의 뜻으로만 받아들이는 건 무리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 갈등이 표면적으로는 시와 노조 간 양자 갈등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광역단체 전공노 1호 가입을 차단하려는 정부와 진보노동단체 간 대리전 양상을 띠는 데다 현안이 산적한 시장 입장에선 갑(甲)인 정부와 맞설 수도 없어 곤혹스런 형국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 다른 측근은 “2014년 취임 후 ‘시민들에게 청사를 돌려 드리겠다’며 로비에 카페와 복지매장, 토론공간과 독서공간까지 만든 시민시장이 어느날 갑자기 시민을 등질 수 있겠느냐”며 말 못할 고민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강성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