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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신입생부터 내신 5등급제… 학점제와 엇박자 우려
올해 신입생부터 고교 현장 격변… 1등급 4→10%
전면 절대평가 전환 대신 5등급제로 “경쟁 완화”
상대평가 여전해 학점제 과목 선택권 침해 우려
내신 약해지며 수능 힘 세지고 자사·특목고 유리
추가 대입 개편 필요한데 정부 동력 상실이 변수
작성 : 2025년 01월 05일(일) 16:03 가+가-
새해 고등학교 신입생들부터 학점제로 수업을 들을 뿐만 아니라 학교 성적표에 적히는 석차 등급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처음 바뀐다.
교육계에서는 상대평가와 절대평가의 기묘한 공존으로 고교학점제의 ‘과목 선택권 보장’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해 향후 추가 개편 논의가 나올 수 있다. 지난 3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고등학교 신입생부터는 지난 2023년 12월 확정된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으로 교과 성적(내신)에 석차 5등급제가 적용된다.
내신 석차등급이 9등급제에서 5등급으로 바뀌는 것은 지난 2005년 이후 20년만이다. 1등급은 상위 누적 4%에서 10%로 늘어난다. 성취율(총점)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 A~E 5단계 절대평가 성취등급제와 함께 적히게 된다.
이 방식은 교육과정 상 ▲공통과목(주로 1학년) ▲일반선택(2~3학년, 공통과목과 함께 수능 출제 범위) ▲진로선택(2~3학년 심화) ▲융합선택 등 대부분 보통교과 국어·수학·영어·사회·과학 등 주요 교과의 과목에 적용된다.
다만 사회·과학 중 융합선택 9개 과목은 국가교육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석차 없이 절대평가만 하기로 결정됐다.
고교 성적표에는 성취도, 등급, 학점 외에 ▲원점수/과목평균 ▲성취도/분포비율 ▲수강자수 등이 적힌다. 대입 전형자료로 쓰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교육부는 한 해 앞서 확정된 고교학점제 기반의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문재인 정부에서부터 절대평가를 대폭 확대하려 했으나 이를 뒤집고 상대평가를 유지했다.
교육부가 그간 절대평가 확대를 저울질해 온 이유는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고려한 것이다. 학점제는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택하도록 하는 취지로서 대입 내신 경쟁을 완화해 줄 필요가 있다.
따라서 최상위 4%에 들기 위해 경쟁하는 체제를 유지하기보다 성취평가(A~E)와의 체계를 맞추면서 내신 경쟁 부담을 완화하는 5등급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종전 9등급제 체제에서는 상위 누적 11%까지가 2등급이었다.
다만 당장 모든 교과에 절대평가를 도입하기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이었다.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국제·외국어고가 폐지되지 않으면서 내신 경쟁 부담을 없애면 이들 학교가 대입에 유리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고교 내신(교과 성적)은 지금도 대입에서 주로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의 당락을 가르는 요소로 작용한다. 서울대(지역균형 40%, 일반전형 20%), 일부 의과대학은 정시에서도 수능 성적과 내신 성적을 함께 전형 자료로 쓴다.
고교 성적이 부진하면 수능 위주인 대입 정시에 집중하기 위해 학생들이 자퇴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점도 고려됐다.
다만 이 방식으로도 우려를 완전히 없애기는 어렵다는 게 교육계 중론이다. 내신 부담이 완화된 것은 사실인 만큼 우수한 학생들을 가려 뽑을 수 있는 자사·특목고가 유리해질 것은 분명하다. 절대평가 하에서 지난 2022년 자사고의 A등급 비율이 33%, 외국어고는 48%로 일반고(22%)보다 높았다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조사도 있다.
또한 수능은 그대로 9등급 평가가 적용되기 때문에 변별력 차원에서 내신보다 수능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 있다.
상대평가가 유지된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고교학점제 취지에 반하는 ‘파행 운영’이 빚어질 가능성도 여전하다. 성적 따기 쉬운 과목으로 선택이 몰릴 수 있다.
고준영 기자 kjy35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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