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 괜찮을까?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4년 10월 14일(월) 16:40 가+가-

지난주, 청명한 가을하늘의 정기를 몸으로 받으면서 점심 후 차를 마시기 위해 우르르 카페에 들렀다. 푸짐한 가을 전어회가 기분을 올렸는지 앉자마자 시국이야기다.
시국이야기를 하노라면 몇 시간을 돌아가면서 듣고 또 들어도 결론 없는 무성한 이야기가 되고 만다. 왜 그럴까? 몇 안 되는 선후배들이지만 생각의 다름이 슬며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논리 가운데에서도 지정학적인 이야기가 가장 설득력이 있다는 생각이다.
조그만 반도의 나라를 강대국들이 둘러싸고 서로 뺏으려고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에 바람 잘날 없는 국가가 되었고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숙명론’이 논리와 역사이론이 깊지 못한 우리들을 설득하는 데에는 그럴듯하지 않은가? 그런데 승복할 수 있을까? 아니다. 권력싸움, 당파싸움 때문이었다는 잘못된 역사에 대해서는 모두가 이견이 없다.
한반도에서 일어났던 큰 전쟁으로 임진왜란, 정유재란, 정묘? 병자호란, 6·25 전쟁을 열거할 수 있다.
임진, 정유 난은 일본에 의해, 정묘, 병자 난은 청나라에 의해 침탈당했으며 6·25 전쟁은 같은 동족에 의해 저질러진 한반도 최악의 ‘난’이었다.
우리의 인구가 1억을 넘지 못한 이유가 바로 전쟁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기 때문이며, 만약 그런 일이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일본을 능가하는 인구에, 아시아 제1의 경제력을 갖춘 군사대국이 되어 있을 것이고 ‘핵’보유국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해본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실상은 정치 실종으로 ‘불안 종합세트’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에 미군이 빠져나간다면 연일 ‘핵’ 무력을 과시하고 있는 북한이 언제 밀고 내려올지 모른다는 우려와 불안심리가 우리를 옥죄이고 있다. 역사가들은 우리의 이와 같은 어려운 처지를 ‘정치’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즉 패거리정치 양아치정치에서 권력을 등에 업고 백성은 안중에 없고, 대를 이어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철학 없는 권력 싸움하는 소인배 정치인들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작금의 현실은 그 옛날 한창 당파싸움으로 국론을 소멸시켰던 때보다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지 않다. 지금 윤석열 정부와 여야의 정치는 비난과 헐뜯는 정쟁으로, 협치나 양보로 국민을 위해 참고 인내하는 어른정치가 아니다. 이대로 가다간 큰 전쟁으로 자칫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 국민들은 괘씸하게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해하고 있다.
1950년에 일어난 6·25 전쟁은 주변국인 일본, 중국, 러시아도 아닌 동족이 일으킨 전쟁이었다. 북한이 소련과 중공의 지원을 받아 남한을 침략했는데, 그때 미국의 지원이 없었다면 남한은 지금 북한처럼 살고 있을 것이다. 전쟁의 실상을 경험하고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이야기해 주는 우리의 선배들이 세상을 많이 떠났고, 전쟁 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지금, 어떤 이들은 남한이 북한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는 웃고픈 상황이 있을 정도이니 정신 차리지 않으면 또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미국은 6·25 전쟁 이후 지금도 남한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의 군사적 지원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미국 대통령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의 내부 사정이나 국제 정세에 따라 언제든지 예상치 않은 변동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이 오면 한국은 독자적으로 국토와 국민을 지켜내야 하는데, 과연 가능할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자체 생산하는 나라가 됐으며, 북한에 우호적인 중국과 러시아도 핵무기를 포함한 최강의 군사력을 갖춘 나라이기 때문이다.
우리도 그들이 쉽게 넘나 보지 못할 정도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하지만, 만약 남한의 안보가 흔들릴 조짐이 약간이라도 있으면 경제는 곧바로 타격을 입는다. 한국에 들어와 있는 글로벌 자금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외환시장, 주식시장이 요동칠 것이다. 당연히 실물경제도 큰 타격을 입는다. 우크라이나를 보아도 현대전은 첨단무기와 경제력이다. 따라서 여야는 적어도 국방 문제에 대해서는 함께 고민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현재의 정치인들이 조선시대처럼 패거리를 이뤄 권력 놀이를 하면서 안보 문제를 소홀히 한다면 또다시 국민은 참혹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불과 74년 동안 전쟁이 없었던 것에 익숙해져서 “설마 전쟁이 일어날까”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WORLD TRADE 센터’와 ‘펜타곤’이 누구의 침범도 받을 수 없는 영원한 미국의 상징이라고 생각했던 안보불감증과 다를 바 없다.
이제라도 우리는 몇 가지 정도는 유념하면서 튼튼한 대비를 해 나가야 한다.
첫째, 권력을 탐하는 것은 ‘쩐’을 축재하기 위해서가 대부분이다. 수사기관에서 모든 선출직의 4년 임기 마지막 한 달은 임기 중 부정축재 여부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살펴보아 범법자가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자.
둘째, 모든 선출직은 2회까지로 제한하여 보다 많은 국민들이 정치에 참여토록 하여 권력의 매력을 줄여 보자.
셋째, ‘핵’을 보유하는 일이 버겁고 힘든 일이지만 꼭 “핵”을 보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