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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위치는 전남지사의 낙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이창용 논설위원
작성 : 2024년 09월 09일(월) 16:24 가+가-
왜? 지난 3월 민생토론회에서 대통령께서 지사가 “위치”를 결정해 올려주면 의대 설립을 검토하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순천시가 의대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을 어떻게 구상하는 것이 효과적인가를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여 결정하는 지혜로운 노력이 요구된다.
김영록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 의대 신설에 대해 “위치(대학)”관련 ‘조건부 추진’ 방침을 공식 언급한 것을 ‘의대설립의 호기’로 봤다. 그러나 오랜 기간 동·서간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극한갈등 양상을 대통령께 보고하는 순발력을 놓침으로써 해결이 쉽지 않은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다. 사실상 의대 설립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순천과 목포를 중심으로 한 양측의 유치 경쟁이 지자체와 대학에서 시민단체, 지방의회로 확산한 데 이어 국회의원들까지 가세하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형국이다. 동부 권에서는 순천대와 순천시, 여수시, 광양시 등이 전라남도 주도 공모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공모 방식이 서부 권에 유리하게 설계되었다고 공정성 시비를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합세했다. 여수·순천·광양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소속 주철현, 조계원, 김문수, 권향엽 의원은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순천대 의대 신설로 동부 권 의료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전라남도 공모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전라남도가 지역 의견 수렴 절차를 무시한 채 의대 공모를 졸속 추진하고 있다”라며 전라남도의 철회를 요구했다. 그런 와중에도 최근 김문수 국회의원은 순천시가 전라남도의 공모에 참여하여야 한다는 참여논리를 거론하였는데 방향이 옳다는 여론이 많다. 반면 서부 권에서는 목포대와 목포시가 선봉에 서서 공모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들은 의료 취약지인 서부권의 의대·대학병원 설립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며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서부 권 김원이 의원은 최근 방송에서 순천은 생떼를 쓰고 있다며 전남도는 목포대를 지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협력을 촉구하는 다양한 염려의 목소리들이 있지만 대립과 반목의 골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인 모양새다. 동서 양측이 한 치의 물러섬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화는 실종된 채 감정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정작 의대 유치를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인데도 말이다.
실제로 지역 정치권에서는 “국립의대 유치가 치킨게임으로 흐르고 있다”라며 공멸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부는 갈등이 심한 현안은 지역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대립이 장기화하면 자칫 30년 숙원인 의대 설립이 물 건너갈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극심한 내홍은 전남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설상가상 정치권이 지역 이기주의에 편승해 불씨에 기름을 붓고 있어 해법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상호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대승적 차원에서 협력할 때가 아닌가 싶다.
솔직히 현 정부에서 전남의대 설립과 관련하여 전남도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양 지역 간의 치열한 유치싸움에 대해 해법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10조가 넘는 지역사업도 예타 면제 등 도울 구실을 찾아 투자를 하는데 비용도 많지 않은 의대 2곳, 나누어 설립해 주면 간단하게 해결될 수 있는 것을 비용변명은 궁색스러울 것이다. 강 건너 불구경이다. 민주당 일색인 전남,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 했는데…
그동안의 제반사항을 검토해 봤을 때 의대설립을 위한 순천시의 추진전략은 많이 달라져야 한다. 재차 거론하지만 대통령이 지난 3월 민생토론회에서 전남 의대 신설에 대해 ‘위치에 관한 조건부 추진’ 방침을 공식 언급했을 때 민생토론이 이루어지고 있는 바로 그 현장에서 동·서간의 갈등문제를 대통령께 보고하고 순천대와 목포대 2곳에 의대를 설립해 주도록 간곡한 건의를 했어야 하는데 절호의 기회를 놓침으로써 갈등을 자초하게 되었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만일 그때당시 건의했더라면 선물 보따리를 가져온 대통령으로서는 설립비용 등 궁색한 거절보다는 유연하게 관계 장관들과 협의하라는 지시를 하였을 것으로 확신한다.
전략을 바꾸어서 우선 도내 공모에 순천시도 참여하는 유연성을 보여주며, 둘째, 의대는 순천대와 목포대 2곳에 설립 승인을 얻어 내도록 대통령께 간곡하게 건의하도록 지사를 설득하는 한편 셋째, 지사, 국회의원, 대학총장, 시장이 대통령실을 함께 방문하여 만일 관철되지 않으면 직위를 걸고 관철될 때까지 피켓시위를 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 문제는 그동안 소외받아왔던 도민들이 동서지역으로 나누어 치열한 싸움판을 벌렸던 소아적인 생각을 버리고 하나로 뭉쳐가는 대단결의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전남 도민들의 기개를 보여 주는 것으로서, 정부는 비용문제를 떠나 승낙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의과대학은 반드시 2군데여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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