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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상의 공정과 기업은 문학지와 공생 관계로
최창일 시인·<시원의 입술>저자
작성 : 2024년 09월 03일(화) 16:50 가+가-
국내 문학상의 상징이었던 이상문학상의 주관사가 다산북스(7월 31일)로 넘어갔다. 문학상의 문제점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문학사상>은 47년 동안 이상문학상을 운영하여왔다. 그동안 한국문학에 빛과 영광을 나누기도 했다. 그 업적은 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운영상의 문제가 여론의 질책을 받아 결국 다산북스로 넘어가게 됐다. 문단 문예지가 뽑은 작가상은 수상자 중심이 되어야 했다. 하지만 문예지나 문학 단체의 편의주의적 운영이 문제다. 하나의 사례로 인맥이나 후원금을 내는 형식이 동원된다. 아무개 시인이 특정 문학상을 받고 싶어서 했다. 그는 그 상을 받고자 문단 중진에게 부탁하였다. 작품을 받아든 중진은 정중하게 추천을 거절했다. 중진의 눈에는 시인의 시가 그 상을 받기에는 아직 준비의 시간이 필요함을 느꼈다.
자존심이 상했다 생각한 시인은 문학상을 주는 주최 측과 직접 손을 썼다. 문학상 세미나에 후원하겠다는 취지로 접근했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서울의 중심인 프레스 센터에서 세미나가 열렸다. 주최 측에 억대가 넘는 후원을 하였다. 세미나에서 강사나 질문자에게 큰 액수의 강사료가 지급됐다.
또 다른 이야기다. 이상문학상을 운영하는 문학사상사는 자신들이 내놓은 출판물에 대한 소설을 위주로 1977년부터 상을 주기 시작했다. 2019년 대상작 한편, 우수상 한편은 월간 문학사상에 수록한 소설이었다. 2018년, 2017년에도 그렇게 시상은 반복됐다.
문학사상사에 게재된 소설이 이상문학상을 받는 현실이 별난 일은 아니다. 주최 측과 연결된 작가에게 상을 주는 관례는 문학계에서 낯선 일이 아니다. 문학계가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상을 받거나 주는 것은 ‘우리라는 대상’을 모이게 하는 일이다. 방송국에서 연예대상, 연기대상을 주는 일에 관심을 가졌던 건 수상식이 아니다. 우리에게 무엇을 평하고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필요함이다. 상은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적절한 정보를 추천해 주는 일이다. 노벨상, 아카데미상, 부커상도 다르지 않다. 세계의 경향을 같은 독자가 큐레이션 하는 동시에 질문을 받거나 이해하는 것들이다. 2019년 이상문학상에 대상 저작권을 문학사상사가 3년간 양도해간 사실에 작가나 독자는 동의하지 못했다. 작가와 독자들은 절필, 구매를 거부한다는 선언을 하였다. 결국, 이상문학상은 출판권 1년 계약으로 방침을 바꿨다. 이후에 후유증으로 이상문학상 작품을 읽지 않는 독자들이 많아졌다.
주목할 것은 건전한 운영이 되지 못할 때 독자는 그 거리를 떠나버린다는 교훈이다.
국내에서 권위 있고 독자의 관심을 받는 이상문학상을 주관하는 문학사상사가 이상문학상을 매각하기 위해 여러 출판사에 의견을 받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그러면서 문예지 ‘문학사상’도 지난 5월 무기한 휴간에 들어갔다. 경영난이 이유다. 다행인 것은 인수자가 우정문고를 통해 문학사상이 10월 ‘제2호 창간호’로 간행될 예정이라 밝혔다.
이상문학상의 저작권 사태는 문학인에게는 타격이며 불행이다. 유관 문예지와 수상을 집행하는 문학 단체는 새겨보아야 한다. 출판사들이 책을 판매하려는 목적으로 같은 내용의 책을 디자인을 바꾸어 내놓는 경우도 독자를 떠나게 한다. 문학지는 원고를 청탁에 책이나 몇 권 주고 원고료를 대신하는 관행도 넘어야 할 과제다. 참된 문학은 가치의 존중도 포함된다.
그 참된 가치를 추구할 권리가 없다면 스스로 도태되는 것이 마땅하다. 기업도 일간지 광고 중심에서 문학지와 공생하는 방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미 고인이 된 정주영 회장은 여름이면 해변 시인학교에 참여하고 도움을 주었다. 요즘 은행을 비롯한 기업은 신문과 방송에는 많은 광고에 물량 공세를 한다. 이러한 기준을 문학지에 조금만 신경을 써도 한국의 문학이 노벨상에 가까운 시간이 될 것이다.
문단과 문예지의 관행이라는 운영의 태도도 바꾸어야 한다. 문화는 경제의 산물이라는 가치로 변해야 한다. 정신적 가치를 지니는 것이 진정한 선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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